올 한 해 뉴욕 증시가 가장 큰 낙폭을 보였던 시기는 지난 7월과 8월 사이, 실업률 서프라이즈로 촉발된 경기 침체 우려가 급격히 확산되던 국면이었다.
때 마침 ‘엔 케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S&P500은 7월 고점에서 8월 저점까지 9%에 달하는 조정 폭을 보이기도 했다.
다행히 침체 시나리오는 기우였다는 사실이 차후 공개되는 지표를 통해 판정됐고, 이로 인해 미국 증시는 연말까지 신고가 랠리를 차분하게 이어올 수 있었다는 평가다.
서정훈 연구원은 "해당 사례의 시사점은 주식시장 방향성을 결정 짓는 요인이 경기 사이클에 달려 있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현재 미국 경기는 특별한 흠결을 찾기 힘든 상태로 중립 이상 흐름을 공고히 유지하는 중"이라고 파악했다.
여기에 신정부 출범에 맞춰 그간 미뤄졌던 투자 집행이 지속되고 있는 점,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개시되고 있는 점도 실물 경기를 재차 자극하는 동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미국 경기는 몇 겹의 긍정적인 사이클이 동시에 맞물려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위험 선호 또한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상황에서 잠재된 악재는 역설적으로 미국 경기가 너무 좋다는 것에서 파생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소프트랜딩(Soft Landing) 보다는 노랜딩(No Landing) 확률이 더 크게 평가되고 있는 만큼, 금융시장은 높은 금리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뜨거운 실물 경기를 반영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 FOMC를 통해 연준은 한 차례 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 유력하지만, 이후의 인하 폭에 대해서는 보다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점도 최근 금리 반등의 사유가 될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정훈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시장금리보다 높은 수익력을 다시 증명해 내야만 한다"며 "금리의 하방 전개가 쉽지 않다는 인식이 환기되고 있는 만큼, 실적 가시성이 여전히 높은 빅테크가 연말 랠리를 주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7월 이후 M7 그룹의 상대 성과는 한동안 지수 대비 다소 밋밋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다시 선전하고 있다.
하반기 이후에도 이들의 실적 개선세가 여타 그룹을 압도해 왔고, 이로 인해 밸류 부담도 낮음을 고려하면 작금의 재평가는 타당하다는 분석이다.
서 연구원은 "최근 AI 서비스는 물론, 양자 컴퓨터, 휴머노이드 등과 같은 각종 의제들이 연말 들어 크게 회자되고 있다"며 "기술적 우위와 상용화 추진력을 갖춘 빅테크들이 해당 이슈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