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테슬라가 미국 텍사스주에 리튬 정제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조업에 들어갔다. 중국 기업이 리튬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자립적인 원자재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지난 14일(현지시간) X(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 텍사스주 롭스타운에 완공한 리튬 정제공장에서 공식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장은 연간 약 50GWh 규모의 배터리용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오는 2025년까지 생산량을 늘려 약 100만 대의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리튬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공장은 텍사스주 뉘에스 카운티 코퍼스 크리스티에 위치한 미국 최초의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용 리튬 정제소로, 3억7500만 달러(약 5380억원)가 투입됐다. 뉘에스 카운티가 소속된 롭스타운 독립교육지구(ISD)로부터 향후 10년간 최대 1620만 달러(약 230억원) 규모 인센티브를 확보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5월 해당 공장 착공을 시작으로 자국 내 전기차 배터리용 리튬 공급망 강화를 추진해왔다. 당초 올해 1분기 시운전을 개시하고 상반기 내 양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일부 지연됐고, 올해 말이 되어서야 공식 가동을 시작했다. 해당 공장에서 원재료를 배터리 제조에 적합한 형태로 가공한 후 테슬라 (NASDAQ:TSLA) 배터리 생산 시설로 공급할 예정이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로, 특히 수산화리튬은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된다. 미국 내 주요 자동차 제조사 중 리튬 정제시설을 자체 구축한 기업은 테슬라가 처음이다. 현재 전 세계 리튬 화학 생산량의 약 3분의 2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의 이번 행보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대부분 기업이 중국산 리튬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테슬라는 자체 정제시설을 활용한 수직계열화를 통해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망을 구축하며 리튬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테슬라는 리튬 정제시설 건설 외에도 네바다주 리튬 채굴권을 확보하고 리튬 회사 인수를 지속 검토하고 있다. 이번 공장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자국 내에서 현실화하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이번 투자는 전 세계적인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북미 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배터리 등급 수산화리튬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