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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올해 환경개선 충당부채 비용 '단 1억' 책정

입력: 2024- 11- 30- 오후 03:00
© Reuters.  영풍, 올해 환경개선 충당부채 비용 \'단 1억\' 책정

잇따른 환경오염 논란이 불거진 영풍이 올해 환경개선을 위해 쌓은 충당부채는 '1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풍은 3분기 영업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연간 1000억원의 환경투자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환경개선 충당부채로 처리한 비용은 실제 1억원에 그쳤다.

영풍이 환경 관련 비용을 실적 악화의 원인이라고 설명하면서 회계적용 방식과 기재 내용, 그리고 대외 설명이 서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이 올해 3분기까지 새롭게 쌓은 환경 관련 충당부채는 1억3232만원이다. 영풍의 환경 관련 충당부채는 ▲토지정화 ▲복구 ▲반출 ▲지하수 정화 등 총 네 종류지만, 복구 비용만 책정했다. 토지정화, 반출, 지하수 정화에서 새롭게 쌓은 충당부채는 0원이었다.

복구 충당부채란 하천 복구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쌓는 돈을 말한다. 영풍의 최대 사업장인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최상류에 있다. 영풍은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충당부채로 계상하고 있다.

영풍이 환경 관련 충당부채로 책정한 비용이 1억원에 그치면서 영풍이 3분기 영업적자(-203억원)의 원인으로 설명한 '연간 1000억원의 환경개선 투자'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가로 쌓은 충당부채가 1억원이라는 건 이에 따른 비용이 1억원밖에 발생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추가 충당부채를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했다 해도, 순이익 급감의 원인으로 보기 힘들다. 이 때문에 영풍이 충당부채 논란에 대해 이를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개선을 위해 쌓은 충당부채를 살펴보면 환경투자에 대한 영풍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 구석이 적지 않다"며 "영풍은 기존에 구축한 설비(무방류시스템)를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100억원까지 합했을 시 매년 환경개선을 위해 투자하는 돈이 1000억원이 넘는다고 하는데, 시설 운영비를 투자금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이 어디에 있느냐"고 지적했다.

영풍이 논란을 의식해 4분기 환경개선 충당부채를 크게 늘릴 가능성도 있다. 이미 3분기 큰 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태에서 4분기에 1000억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새롭게 추가될 경우 영풍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수밖에 없다.

앞서 영풍은 환경개선 분야 충당부채 등 대외적으로 환경개선 사업에 매년 1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실제 투자 비용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영풍은 2020년에 처음으로 토지 정화와 석포제련소 주변의 하천 복구를 위해 총 608억원의 충당부채를 설정했다. 이후 환경오염물질 처리와 지하수 정화·복구 비용이 추가되면서 2021년에 806억원, 2022년에 1036억원, 2023년에 853억원, 2024년에 1억원의 충당부채를 추가로 설정했다. 이는 연평균 661억원 규모다.

영풍이 환경 개선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은 정치권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석포제련소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 8개월간 처리한 제련 잔재물의 비중은 전체 잔재물의 23.7%에 불과하다.

임 의원실 관계자는 "잔재물 처리 속도가 너무 느려, 내년 말까지 잔재물을 전부 처리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2022년 말 환경부는 석포제련소에 통합환경허가를 내주면서 2025년 말까지 제련 잔재물을 모두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은 석포제련소의 환경 오염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환경 개선 사업에 7000억원 투자하고 있다'는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숫자를 들며 억울함을 호소한다"며 "어떤 과정을 통해 환경 개선 사업비를 7000억원으로 책정했는지, 매년 어디에 쓰고 있는지, 그 효과는 무엇인지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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