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지난 8월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2024 서울 카페&베이커리페어 시즌2’에서 방문객이 원두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커피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발생한 가뭄 등으로 인해 커피 원두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FP 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 시장 아라비카 커피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3.20달러를 기록하며, 아라비카 원두의 가격이 올해에만 약 70% 급등했다.
특히 3.20달러는 지난 1977년 3.38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고 가격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아라비카는 뉴욕에서 2.6% 상승해 6일 연속 올랐다”며 “이 상승으로 선물의 14일 상대강도지수(relative-strength index)는 70을 훨씬 넘어 이는 시장이 과매수 상태임을 시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원두 가격 급등에 대해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가뭄으로 인한 커피 수확 우려 확산과 베트남에서 생산 중인 다른 품종 또한 건조한 날씨, 수확기 폭우에 따른 공급 우려가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두 번째로 큰 아라비카 생산국인 콜롬비아가 올해 초 건조한 엘니뇨 날씨 영향에서 아직 회복 중이며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등 국가에서 폭우에 따른 농작물 피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견해가 함께 나오는 중이다.
카를로스 메라 라보뱅크 애널리스트는 “이번 랠리는 오는 2025~26년 브라질 생산량에 대한 우려와 해운 및 물류 문제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으로부터 비롯됐다(The rally is due to a number of complex circumstances)”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유럽연합의 산림규제 시작일에 대한 불확실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잠재적 무역 관세를 앞둔 사전 물량 증가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생산자들이 이미 현재 수확량의 상당 부분을 판매했다”며 “이로 인해 구매자들은 다음 작물이 수확되는 5월까지 공급이 부족하다”고 관측했다.
아울러 비교적 저렴해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커피 역시 영국 런던 시장에서 톤(t)당 5200달러에 거래되는 등 올해 가격 상승률이 80% 이상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커피 원두 가격 상승에 일각에서는 소비자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네슬레 SA는 이달 가격을 인상하고 상품 패키지를 더 작게 만들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데이비드 레니 네슬레 커피브랜드 총괄은 “우리는 커피 가격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우리는 가격을 책정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we have priced and we will price)”이라고 말했다.
한편 커피 원두뿐만 아니라 코코아 가격까지 급등하며 기후플레이션으로 인한 식품 원자재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의 코코아 선물 가격은 톤당 8635달러로 지난해 11월(4068달러)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모습을 보였다.
또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올해 같은 날까지 코코아 선물 거래가 평균 상승률은 약 17.99%를 기록해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에 롯데웰푸드(가나초콜릿 등), 해태제과(홈런볼·자유시간 등), 오리온(초코송이·다이제초코) 등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초콜릿 사용 식품의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