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는 자산 10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를 관리하는 새로운 전담조직인 패밀리오피스를 직접 이끌기로 했다. IB(기업금융) 부문에 집중돼 있는 실적을 단기간에 개선하기 위해서는 CEO 편제로 둬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장 대표는 2021년부터 메리츠증권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운용에 대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리테일 실적 개선을 위해 신경 써 왔다. 2023년 11월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로 취임한 장 대표는 7개월여간 단독 대표로 메리츠증권을 이끌다가 올해 7월 김종민 대표와 공동대표로 근무하고 있다. 장 대표는 세일즈앤트레이닝(S&T)·리테일, 김 대표는 IB·관리 부문을 각각 맡고 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은 WM사업부장이 초고액자산가를 관리하고 있다. WM전담조직을 CEO가 직접 이끄는 것은 메리츠증권이 최초인 셈이다.
또한 메리츠증권은 패밀리오피스 조직 출범 시점도 내년으로 미루는 것도 검토 중이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지난 14일 열린 IR(기업설명회)에서 연내 패밀리오피스와 같은 새로운 조직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리츠증권은 해당 조직 인력 구성과 부유층을 겨냥한 신상품 개발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이같이 메리츠증권이 패밀리오피스에 힘주는 이유는 리테일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메리츠증권의 리테일 부문 영업이익은 18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전체 순이익에서 리테일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로 미미하다. IB 부문의 순이익 비중은 40%로 여전히 높다.
패밀리오피스 신설과 함께 외부 임원을 영입한 것도 리테일 부문 개선을 위한 시도 중 하나다. 최근 메리츠증권은 김대욱 NH투자증권 PWM기획부 이사를 리테일본부로 영입했다. 삼성증권 마케팅전략팀장 출신인 김 전 이사는 NH투자증권 PWM기획부에서 근무하며 영업지원 및 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패밀리오피스 출범을 위한 인력을 구성하고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라며 "내년에 본격적으로 가동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