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외관.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최근 국내 증시에 입성한 일부 기업이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하회하는 주가 흐름을 나타내는 등 기업공개(IPO)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특히 이달 상장을 앞두고 있는 기업의 수가 역대 최대에 달하는 시점에서 투자업계에서는 공모주 시장의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8일까지 상장한 공모주 6개 중 5개(에이럭스·탑런토탈솔루션·에이치이엠파마·토모큐브·에어레인)가 상장 당일 공모가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5개 기업 중 에이럭스는 상장 당일 38.5%의 역대 최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또한 탑런토탈솔루션(-26.8%), 에이치이엠파마(-39.3%), 토모큐브(-24.2%), 에어레인(-23.52%) 등도 지난 8일 기준 상장 당일부터 주가 하락세를 지속했다.
앞서 공모주 시장의 대어로 주목받아온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상장 첫날 51%의 상승을 기록하며 위축된 IPO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것이라는 기대감도 형성됐으나, 사흘 만에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반짝효과에 그치기도 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상장예정에 있는 기업은 22~25곳이 될 전망이다. 지난 6월 상장한 기업은 17곳으로, 이보다 많은 기업이 이달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IPO 시장이 지속해서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이달에만 20곳이 넘는 기업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 향후 새내기주들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상장기업들의 수익률은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고, 보유 시에도 손실 폭이 더 확대되는 추세”라며 “종목에 대한 옥석가리기 현상이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요예측 평균경쟁률 및 일반 청약 평균경쟁률 모두가 지난 7년 평균 경쟁률 대비 변동폭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며 “이는 IPO 시장이 전체적으로 상장기업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기업별 평균 경쟁률은 기존 평균 경쟁률과 유사한 수준으로 회귀하는 것으로 보아 시장이 점차 안정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IPO 시장이 위축세를 보이는 가운데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이 주목받고 있다. 직상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다는 점과 간소한 점이 장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삼성스팩 9호’와 2차전지 장비업체 케이지에이의 합병을 위해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이 스팩 합병을 시도하는 것은 지난 2021년 이후 약 3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