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서울시내 부동산 앞에서 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한국은행이 3년여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통화정책 피벗에 들어갔음에도 주택 거래 시장은 여전히 침체장을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세 수요 급감 등으로 역전세 현상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잠정지수는 -0.47%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지난 1월부터 이어진 8개월 간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하락 전환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98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7월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나, 9월 들어 2730건으로 감소한데 이어 10월 거래량도 현재 722건에 그쳤다.
주택 거래 시장 침체의 주 요인으로는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꼽힌다. 지난 9월 시행된 스트레스 총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로 인해 대출 한도가 감소한 것이다.
또한 대출 금리 인상도 주택 거래 감소에 높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근 기준금리가 내려갔음에도 대출 금리는 오히려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실제 18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4.150~5.720% 수준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기준금리가 낮아진 일주일 전보다 하단이 0.160%p 증가한 것이다.
높아지는 대출 문턱은 전월세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상승하며 이자 부담으로 이어져 전세 갈아타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가을철은 통상적으로 이사철임에도 거래가 거의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4만909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보름 전과 비교해 11.9% 증가한 것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증가폭으로 보이며 전세 매물이 쌓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세 공급 과잉으로 집주인들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게되는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전세자금 대출 과정에서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 능력을 평가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대출은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크게 기여해왔다고 평가받지만, ‘전세 사기’나 ‘역전세’ 등 임대인의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와 같은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했다.
박춘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대출이 집주인에게 유동성을 공급, 갭투자를 용이하게 해주면서 주택 가격을 높이고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가계부채가 누적돼 거시경제 불확실성도 커지게 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