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보스턴다이내믹스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 사진=보스턴다이내믹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현대차그룹과 일본의 도요타그룹이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해 맞손을 잡았다.
18일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 (KS:005380)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도요타리서치연구소(TRI)는 전날(17일) “AI와 로봇공학을 공동 연구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냈다.
양사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와 TRI의 대규모행동모델(LBM) 학습 관련 전문지식을 활용해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을 구체적인 목표로 잡고 진행할 계획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로봇을 만들고 여기에 TRI가 개발한 AI를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로봇 전문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 1992년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소에서 시작된 업체로, 구글과 소프트뱅크를 거쳐 2020년 현대차그룹에 입성했다.
특히 아틀라스 외에 4족 보행 로봇 ‘스폿’, 창고·물류 시설에 특화된 로봇 ‘스트레치’ 등을 개발했다.
TRI의 경우, 지난 2016년 미국에서 설립됐으며 로봇이 여러 업무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LBM 개발을 진행 중인 연구소다.
점차 커지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도 재빠르게 개발 및 현장 투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를 활용해 생산단가뿐 아니라 불량률도 함께 낮춘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개발해 지난 6월 공장에 일부 도입했으며, BMW그룹도 올해 8월 로봇 업체 피규어AI의 ‘피규어02’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 시범 투입한 바 있다.
업계는 또한 휴머노이드를 단순 현장 투입용이 아닌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을 자사의 다른 제품에 적용하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협업을 두고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테슬라를 이 같은 체제하에 단숨에 잡겠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수년 내에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을 공장에 배치할 계획이고, 이번 협력을 계기로 도요타 공장에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는 업계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양사의 협업이 큰 기업가치 상승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짚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와 BYD 등 파괴적 경쟁자들에 맞서 종전의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연구개발 협력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보인다”며 “향후 사업 리스크를 줄이고 중장기 잠재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앞으로의 글로벌 경쟁 구도가 개편되며 현대차의 브랜드 위상이 강화하면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상승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차그룹과 도요타그룹은 레이싱, 수소 생태계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며 경쟁자인 동시에 동반자로 급격히 가까워지고 있다.
현대차와 도요타는 오는 27일 ‘현대N·도요타 가주레이싱(GR) 페스티벌’을 공동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수소전기차인 ‘N Vision 74’와 도요타자동차의 액체수소엔진차인 ‘GR 코롤라’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