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1년 이하 단기어음을 발행해 조달한 돈으로 기업금융에 투자하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자들이 발행어음의 금리를 올리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발행어음 투자자들은 더 높은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지만,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역마진을 피하기 위해 운용역량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0일 365일 만기 발행어음의 금리를 2.3%에서 2.5%로 0.2%포인트 인상했다. 3일부터는 수시입출금형부터 일부 기간물까지 적용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부터 발행어음 업무를 시작한 ‘1호 사업자’다.
지난 7월부터 발행어음 상품을 내놓은 2호 사업자 NH투자증권도 3일자로 발행어음 금리를 기간에 따라 0.25~0.5%포인트 인상키로 했다. 그 결과 두 증권사가 발행하는 수시입출금형과 2~90일 어음 금리는 모두 1.8%가 됐다. 365일은 2.5%, 적립식은 3%로 올랐다.
수신금리가 올라가면서 발행어음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운용역량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IB 중 업무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만 내놓을 수 있는 상품이다. 두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배 규모까지 어음을 발행할 수 있으며, 이렇게 조달한 돈으로 기업 지분 투자나 대출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린다. 수신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운용을 통해 내야 역마진을 피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26명인 운용 인력을 40명까지 늘려 투자처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IB부문의 딜소싱 역량을 적극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증권사의 다른 금융상품 금리도 3일부로 인상된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CMA와 RP 금리를 기존보다 0.2~0.25%포인트씩 올리기로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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