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과잉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HBM 공급 과잉 우려 과도"
노무라증권은 20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내년 HBM 공급 과잉을 우려하기엔 이르다"며 "HBM 공급과잉 우려는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삼성전자 (KS:005930), SK하이닉스 (KS:000660), 마이크론 등 D램 3사의 HBM 공급능력은 수요 대비 112%로 전망된다.
노무라증권은 "일부 과잉 생산이 있더라도 재고를 통해 조정하거나 흡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발 저가 메모리 반도체 공급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에 대해 "단기적으로 실재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의 대중 제재로 인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따른 반도체 호황이 단기간에 꺾일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노무라증권은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노마라증권은 "AI 시대에서 생존 경쟁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AI 관련 투자를 줄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메모리 시장의 리스크를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하지만 지나친 걱정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앞서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Winter Looms(겨울이 온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53.8% 하향 조정했다.
최근 반년 동안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받아온 순매수 1위 종목에 대한 미래 전망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7월까지 SK하이닉스 주가가 약 70%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이번 보고서는 D램 시장의 고점 도달과 함께 인공지능(AI) 반도체 부문에서도 공급 과잉 가능성을 경고하며 투자 의견을 '비율 확대'에서 '비율 축소'로 급격하게 전환시켰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분석에서 메모리 시장의 침체기 진입과 함께, 그동안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오던 반도체 업계에 대한 투자 신중론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반도체 수출 증가세의 둔화와 함께 중국 기업들의 메모리 시장 진출 가속화로 인한 경쟁 심화를 우려하며, 향후 수년간 반도체 시장이 겪게 될 변동성에 대비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모건스탠리는 D램 분야뿐만 아니라 AI 관련 고대역폭 메모리(HBM) 부문에서도 공급과잉에 우려를 표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모건스탠리의 SK하이닉스 주식 대량 매도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에 대한 부정적 보고서를 발표하기 직전 대규모 매도 주문을 낸 것으로 확인돼 '선행매매' 의혹이 제기됐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 조정하는 보고서를 공개하기 이틀 전인 13일, 자사 거래 창구를 통해 이루어진 SK하이닉스 주식 매도에 대해 계좌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 주식의 거래 자료에 따르면 13일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창구에서 SK하이닉스 주식 101만1719주의 매도 주문이 체결됐다.
이는 당일 종가 기준 약 1647억원 규모로, 전날(12일) 매도량(35만1228주)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같은 날 다른 주요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간(50만462주), 맥쿼리(20만9411주)의 매도량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많은 양이다.
대량 매도 직후인 15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및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두 단계 하향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보고서의 영향으로 추석 연휴 직후인 19일 전거래일 대비 6.14% 급락한 15만2800원으로 마감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 주가도 2.0% 하락한 6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소는 조사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될 경우 금융감독원에 이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