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35포인트(0.33%) 내린 2535.93에 거래를 종료했다. 코스피는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5.41% 급락했다.
최근 코스피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발 경기침체 위기에 대한 우려가 투심을 저하시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6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는 올해 8월 신규 비농업 부문 고용이 14만2000건 증가했고 실업률은 4.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인 16만명을 밑도는 수치다. 이는 미국 고용시장이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경기침체 우려를 키웠다.
지난 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내에서 경제 활동이 정체되거나 감소한 지역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난 3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연구소(ISM)의 8월 제조업지표(PMI도 47.2포인트를 기록하며 시장전망치(47.5포인트)를 하회했다.
이처럼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5거래일 동안 2조6709억원을 팔아 치우며 하락장을 이끌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은 미국 주식시장과 고용지표 둔화 확인 후 혼란 속 하락했다"며 "장 초반 코스피는 2492선까지 급락했다"고 했다. 이어 "다음 주 추석 연휴를 앞두고 관망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적극적인 대응보다는 추석 연휴 이후 안정을 찾아갈 시장을 기대하는 것이 낫다는 조언이다. 보수적인 접근을 통한 리스크 관리가 현재 상황에서는 최선의 방안이라는 것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전에는 리스크 회피를 피한 주식 매도가 발생하는 까닭에 코스피가 상승하는 횟수도 줄어든다"며 "최근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증시 환경 변화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거시경제적인 불안에 추석 연휴까지 앞두고 있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당분간 전술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제약, 담배, 통신, 유틸리티 등 방어주 위주로 비중을 유지하는 게 수익률 방어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코스피가 또다시 경기침체 공포에 2600선을 하회하며 8월 초 블랙 먼데이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그는 "관건은 코스피가 2650~2660선을 돌파하는 것과 안착 여부"라며 "만약 2650~2660선 돌파 실패 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코스피가 2600선 이하에 머무른다면 현재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향후 금리 인하 후 증시 상황을 보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나왔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정책 시차를 고려하면 연말에 개선 신호가 나타날 것"이라며 "코스피 밸류에이션으로 보면 이미 침체를 반영하는 수준에 근접해 있으며 시장 경로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10월을 기점으로 안정을 찾고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본격적인 반등은 급락을 만든 요인이 해소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금리 인하 이후 보일 경기 상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