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술력에 비해 상업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기존의 인식을 벗겨지고 있다. 테슬라 (NASDAQ:TSLA), 어질리티 로보틱스, 유비테크 등이 자체개발 휴머노이드 로봇의 공장 활용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휴머노이드가 상업적으로 활용되는 시점까지 연구개발에 많은 자본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서 상업화해 활용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단순 개발만으로는 부족…기술 확장·접목 통한 사업성 확보 필요
현존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중 가장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아틀라스'는 현대자동차그룹 로봇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이다. 아틀라스보다 효율·원가 경쟁력이 높은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제조현장에 투입하는 전략에 무게를 싣고 있다. 현대차는 스팟'을 공장에 투입해 데이터 수집이나 탐사 업무를 맡길 방침이다.
현대차의 지분 인수 이후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본격적인 로봇 기업으로 변신했다. 현대차를 만난 이후 보스턴다이내믹스는 30년간 축적해온 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다양한 상업 로봇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스팟에 이어 물류 로봇 '스트레치' 등을 선보이며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첫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만든 카이스트 휴보 랩 연구진들이 설립한 곳이다. 휴보 랩은 2015년 미 국방성이 주관하는 재난구조 로봇 대회인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 2015'에서 최종 우승했다. 휴보를 비롯해 협동로봇, 사족보행로봇, 서빙로봇과 자율주행로봇에 이르기까지 로봇 분야 풀 라인업을 갖추며 사업성까지 인정받았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경쟁력을 인정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867억원을 투입해 지분 14.99%를 확보했다. 지분 59.94%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매수 청구권)까지 확보해 인수 가능성이 높다.
로봇산업의 발전, 부품의 원가 절감이 전제 되어야…
로봇업계는 국내 부품 클러스터 기반이 취약해 개선이 시급하다고 본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가 지난해 발표한 '첨단로봇 산업 비전과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부품 국산화율은 44% 수준이다. 국내 로봇 기업 2500개 사 중 99%가 중소기업이고 매출 10억 원 미만의 업체가 7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휴머노이드 기술이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중국의 부품사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첨단 기술 부문에서는 약할 수 있지만 생산력이라는 큰 무기를 가지고 있다"며 "아직 부품을 내재화하지 못한 기업들은 중국 업체들와의 협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재권 한양대 에리카 로봇공학과 교수는 부품을 국산화할 수 있는 실제 기술을 가진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중국 로봇 제품들이 가격 부문에서는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인다."며 "국내에서도 중국 제품들을 수입하거나 부품들을 조립해 판매하는 대리점 형태의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다른 로봇들과 달리 휴머노이드는 파급력이 큰 산업이다"라며 "드론처럼 뒤처지지 않으려면 부품 소재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