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서 시민이 도라지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기상 악화 등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이 추석 명절 차례상 물가에도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 전국 전통시장 평균 차례상 비용은 28만7100원으로 전년 대비 9.1% 상승했다. 이는 10년 전 비용(19만8610원)과 비교 시 44.6% 오른 값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22일 기준 전국 17개 시도 전통시장에서 28개 차례 용품 품목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품목 중 채소류가 21.0%로 조사 품목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중국산 도라지가 52%가 올랐으며, 고사리는 국내산 물량 부족, 인건비 상승 등의 요인을 27.5% 뛰었다. 무와 숙주도 각각 전년 대비 22.3%, 22.2% 비쌌다.
과일류는 곶감, 대추, 배, 밤 등이 2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며 전체적으로 17.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수산물 중 수입산 동태포 값이 11.9% 뛰었으며 가공식품 중에서는 약과와 유과가 각각 17.2%, 21.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애호박은 전년 대비 29.5% 하락했다.
물가협회 관계자는 “과일류의 가격이 전년 대비 1만2560원 상승해 전체 차례상 비용 상승을 이끌었다”며 “차례상 품목 중 단가가 높은 축산물, 과일류, 가공식품류가 주요 비중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역별 차례상 비용으로는 울산이 전국 평균 대비 107.5%인 30만8520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대전이 26만5280원으로 가장 낮았다.
또 차례상 비용에 있어 전통시장이 대형마트 전국 평균(36만4340원)보다 21.2%(7만7240원)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품목별로는 전통시장 숙주 가격이 대형마트 대비 51.1% 저렴했으며 쇠고기(양지), 동태포, 대추, 시금치 등도 28~4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밀가루, 청주 등 일부 가공식품류는 대형마트의 값이 더 싼 것으로 집계됐다.
오충용 한국물가협회 조사본부장은 “예년보다 이른 추석 시기와 폭염 및 태풍 등 기상 변수로 인해 채소 및 과일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축산물 가격이 안정적이며 지난해 작황이 부진했던 사과와 배 등의 주요 과일류 가격이 공급량 증가에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물가 상승 흐름이 다소 주춤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지난 26일 내놓은 ‘부문별 물가상황 평가 및 머신러닝을 이용한 단기 물가 흐름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 내외까지 떨어질 것이란 예측치가 나왔다.
한은이 머신러닝 기법 및 상향식 추정을 결합한 예측모델로 소비자물가 흐름을 단기 예측한 결과, 7월 2.6%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소비자물가가 9월까지 하향 안정될 것이란 결과가 도출됐다.
특히 양호한 기상여건 등으로 인한 농산물가격의 완만한 둔화세와 최근 국제유가 하락 등을 반영해 석유류가격의 상승률 하락이 예측됐다.
한국은행은 “추후 물가 흐름은 공급충격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면 목표 수준을 향해 안정적으로 수렴해갈 것”이라며 “기상 여건, 지정학적 변수, 공공요금 변화에 따라 농산물과 석유류 등 비근원 품목의 월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리스크가 남아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