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는 22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미국의 경기가 여전히 견조한 데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할 가능성이 제기돼 원/달러 환율 상단은 1400원까지 열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0원(0.13%)내린 1333.20원에 거래됐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21일(1322.4)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 고점이었던 지난 8일 환율이 1377.2원이었음을 감안하면 12일 만에 환율은 44원 급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상대적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 지수는 전일 102까지 하락해 지난 1월5일(101.908) 이후 7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는 이달 초 불거졌던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지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도 사그라지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 주말 미국 주택시장이 둔화세를 나타내자 연준이 9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기대가 지지가 됐다. 시장에선 9월 0.25%포인트 인하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3회 인하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미국의 7월 물가지표 안도감과 함께 주택지표 부진 등 일부 실물지표 둔화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약세 압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은, 기준금리 동결 무게… "하반기 환율 1350~1400원 등락"
한은은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달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오는 22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전문가 90%는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 10%는 0.25%포인트 인하를 전망했다. 직전에는 0.25%포인트 인하 응답비율이 1%에 불과했다.
다만 외환 전문가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가파른 것으로 보고 추가 급락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내수 부진에도 집값과 가계대출 급등을 우려해 연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횟수에 대해서는 연내 1회 인하와 연내 2회 인하 전망이 갈린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까지 미국보다 금리 인하 폭이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거의 없다"며 "해외직접투자 증가가 환율의 하단을 지탱하고 있으며 하반기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연내 원/달러 하락은 여의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하단 1350원에서 상단 1400원 사이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며 "달러가 크게 약할 이유는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