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하루에만 총 1조50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앞서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했던 3월 초부터 10일 동안 총 3조8000억원을 팔아치웠던 수준과 비교하면 하루도 안 돼 절반가량을 내다 판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주로 판 종목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KS:005930)(5534억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KS:000660)(1554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 (KS:207940)(486억) 등 대형 우량주 중심이었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까지 겹치며 전날 코스피 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110.66% 이상 치솟으면서 45.86pt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4월2일 종가(47.24) 이후 최고치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한 지수다. 코스피가 급락할 때 반대로 급등하는 특성이 있어 '공포지수'로 불린다.
코스피 역시 6개월 만에 장 중 2500선 아래로 내려오며 시가총액은 1997조7450억원으로 하루 만에 약 192조원이 증발했다. 시총 2000조원이 깨진 것은 2024년 1월22일 이후 196일 만이다.
아시아 증시 또한 크게 무너졌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로 4,451포인트 폭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경신했다. 전날 닛케이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12.4% 하락한 3만1458에 장을 마감했다. 오후 장 중 한때는 3만115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대만 증시 자취안 지수도 8.4% 급락 마감하며 1967년 이후 최악의 매도세를 기록했다. 자취안 지수 하락 폭(1,807.21포인트) 역시 사상 최대 규모다.
간밤 뉴욕증시도 급락했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2~3%대 하락 마감했다. 미국 경기 침체(리세션) 우려가 꺾이지 않으며 글로벌 증시의 궤멸적 하락이 계속됐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 또한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이후 4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변동성 지수가 고점을 기록한 뒤 주가가 상승할 확률이 높았다는 점으로 미뤄 짐작해보면, 전날 VKOSPI 45pt까지 상승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시장 불확실성이 매우 높고 당장의 모멘텀도 부재하지만, 주가는 이미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