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일본 외신을 종합하면 닛케이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2일) 대비 4451.28포인트(p)(12.40%) 하락한 3만1458.4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역대 최대 하락일 '블랙먼데이'라 불리는 1987년 10월20일 닛케이지수 하락률의 두번째로 낙폭이 크다. 블랙먼데이엔 3836p(14.9%) 떨어졌다. 이날 종가는 올해 최저치인 지난 1월4일 종가 기준 3만3288.29를 밑돌았다. 해외 기관투자자·헤지펀드·개인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 모두 매도했다.
도쿄증권거래소 주가지수인 토픽스 지수도 310.45포인트(12.23%) 하락한 2227.15로 마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미국 경기 침체 공포와 엔화의 강세 영향이라고 풀이했다. 일본 주가는 지난 1일 이래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31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연 0~0.1%였던 기준금리를 연 0.25%로 올렸다. 일본의 금리 인상은 임금 상승 등으로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돌고 있고 한때 달러당 160엔 선을 넘는 등 '수퍼 엔저'를 막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일본 주식을 팔고 있다. 마쓰자와 나카 노무라증권 수석전략가는 "시장은 여전히 바닥을 찾고 있다"며 "미국 기술주들의 주가가 회복할 때까지 현재 관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내릴 때까지 시장은 불안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에 이어 중국 증시도 하락세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4.64p(1.54%) 하락한 2860.70에 마감했다. 홍콩항셍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도 이날 오후 4시55분(한국시각 기준) 각각 전 거래일 대비 1.68%, 8%대 떨어졌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각국 투자심리가 악화하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은 위축 국면으로 들어갔고 고용시장도 점차 둔화세를 보인다. 다만 증권사에선 미국 경기 침체를 단정 짓긴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과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 급랭을 단정 짓기보다는 1~2개월 추가적인 지표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3개월 평균 실업률이 12개월 내 최저치 대비 50베이시스포인트(bp) 상승할 경우 경기 침체가 온다는 샴의 법칙이 충족되면서 고용 급랭 공포를 더했다"며 "과거 고용 급랭 시기와 달리 아직 경기 요인(임시 근로 종료 및 퇴직)에 의한 실업 증가는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요인보다 경제활동참가율 증가 등 공급 요인에 의한 실업자 증가 영향이 컸다"며 "허리케인에 의한 마찰적 충격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날씨로 인해 출근하지 못했다는 인원이 올해 1월 이후 가장 많은 46만명을 기록했는데 기업 설문조사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2~3개월 추가적인 지표 확인 후 고용 둔화 속도를 보다 정확히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