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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공포'속 맞이하는 이번주 증시..."'삼의 법칙' 외면 말고 주도주 교체 고민해야"

입력: 2024- 08- 05- 오전 05:29
© Reuters \'R의 공포\'속 맞이하는 이번주 증시..."\'삼의 법칙\' 외면 말고 주도주 교체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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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 = 김호성.

미국 7월 실업률이 4.3%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경기가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월가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신속히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금리 대응을 부적절하게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반면, 미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경제성장세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도 있다. 앞서 지난달 발표된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연율 2.8%로 잠정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 2.0%와 1분기 확정치 1.4%보다 크게 개선됐다.

경기침체 공포에 세계 증시 '투매'...세계 최대 갑부들 자산도 182조 증발

지난주 거래 마지막날인 2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고용 시장 쇼크'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은 전고점 대비 10% 이상 급락,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보통 전고점 대비 20% 급락하면 베어마켓(하강장), 10% 급락하면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610.71포인트(-1.51%) 떨어진 39737.2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0.12포인트(-1.84%) 내린 5346.56에,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17.98포인트(-2.43%) 급락한 16776.16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전날 7월 구매자 관리지수(PM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고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약 1년 만에 최다를 기록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로 뉴욕증시가 급락한데 이어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로 인해 3대 지수 모두 다시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특히 나스닥은 전고점 대비 10% 이상 급락,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보통 전고점 대비 20% 급락하면 베어마켓(하강장), 10% 급락하면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이날 인텔이 뉴욕 증시에 상장한 지 3년 만인 1974년 31% 폭락 이후 50년만에 최대 하락폭인 26.06% 떨어졌고, 아마존 (NASDAQ:AMZN)(8.78%) , 마이크로소프트(-2.07%), 엔비디아 (NASDAQ:NVDA)(-1.78%), 알파벳 A(구글 모회사, -2.40%), 메타(-1.93%), 테슬라 (NASDAQ:TSLA)(-4.24%) 등 기술주들도 대부분 급락세를 보였다.

이에 앞서 한국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KS:005930), SK하이닉스가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키웠고, 일본 도쿄증시 역시 대표적 반도체 종목인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과 어드반테스트 등이 10%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일본 증시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일본 닛케이 225평균은 5.81% 급락하며 발작 수준의 하락세를 보였다. 대만 주식시장에서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5.94%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으로 약세가 심화되자 '검은 금요일(블랙 프라이데이)'에 글로벌 주요 증시 투자자들은 일제히 투매에 나섰다. 

아마존 제프 베이조스 CEO

'블랙프라이데이' 여파는 세계 최고 갑부들의 자산 평가 가치도 182조원 이상 쪼그라들게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이조스의 순자산은 뉴욕증시가 폭락한 2일 하루 만에 152억달러 증발한 1910억달러로 내려왔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속한 세계 500대 부자들의 자산가치가 총 1340억달러(약 182조4411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같은 날 자산가치가 65억7000만달러 줄어들었다. 4위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33억9000만달러, 6위 구글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도 34억5000만달러, 7위 오라클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은 43억7000만달러 등 자산가치가 각각 감소했다. 이들의 감소액 합계는 680억달러가량이다.

과도한 경계심? 경기침체 이제 초입일 뿐?...국내 증권가도 '삼의 법칙' 주목 

7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 FOMC부터는 '큰 폭으로' 인하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한번에 0.5%P(50bp)'이상 이른바 '빅컷'에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이 월가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실시간 삼의 법칙 침체 지표 추이. 자료=세인트루이스 연은.

미국 경기침체 가늠자 중 하나인 '삼의 법칙(Sahm's rule)’에 근거해 판단해 보자면,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보다 0.5%p 이상 높으면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간주한다. 최소한 삼의 법칙 기준으로는 미국 경기가 침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삼의법칙'은 2019년 클로디아 삼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코노미스트가 정립한 이론이다. 1950년부터 미국에서 발생한 11번의 경기침체 중 1959년 한 번을 제외하면 모두 삼의 법칙이 들어맞았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이 공개하는 '실시간 삼의법칙 침체 지표(Real-time Sahm Rule Recession Indicator)'에 따르면 2일 오전 발표된 7월 미국 비농업 고용 보고서를 반영한 결과 미국은 경기침체(recession)에 진입했다.

미국의 경기침체를 공식적으로 판가름하는 미국국립경제연구소(NBER)는 다양한 변수를 감안하지만 통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감소하면 경기후퇴로 정의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실업률은 4.3%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 4.1%를 웃돌았다. 이를 토대로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의 괴리를 산출한 결과 0.53포인트로 나타났다. 삼의법칙을 충족하는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해당 수치는 지난달의 0.43포인트에서 한 달 만에 0.1포인트 급등했다.

지난 1950년부터 미국에서 발생한 11번의 경기침체 중 1959년 한 번을 제외하면 모두 삼의 법칙이 들어맞았다. 1959년의 침체 때도 삼의법칙은 거짓 양성(false positive)을 나타내긴 했으나 그때조차 6개월 후 미국은 경기 침체로 진입했다. 1970년대부터는 침체가 시작된 이후 2~4개월 구간에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삼의법칙이 적용됐다.

그런데 이같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난달 미국 GDP 성장률 속보치(연율 2.8%)가 시장 예상치(2.0%), 1분기 확정치(1.4%)를 크게 뛰어 넘은 점 등 탄탄한 미국 경제와 비교해 삼의법칙이 가리키는 바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 증권사들 역시 미국의 경체침체와 관련해 삼의법칙에 주목하면서도 평가는 다소 분분하다. 특히 허리케인과 같은 일시적인 요인이 있었다는 점과 관련, 미 고용부가 '7월 보고서에 기상 요인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힌 점에 대해서는 수치의 신뢰성 자체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즉, 날씨 악화로 인한 영향이 가장 잘 반영되는 지표는 근로 시간이라는 점에서 미 고용부의 7월 보고서에 다소의 과장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미 7월 고용보고서 요약. 자료 = 하나증권.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내고 "이번 미국의 7월 고용지표 부진은 최근 텍사스 등을 강타한 허리케인 베릴로 인한 영향이 반영되며 과장되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경기 침체를 단정짓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미국 노동부가 고용보고서에 '허리케인 베릴이 7월 고용 및 실업 데이터에 식별할 수 있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가계 조사 상 나쁜 날씨로 인해 일을 하지 못했다는 응답자가 43만6000명으로 지난 달(6월, 5만9000명)보다 7배 넘게 폭증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파월 연준 의장은 7월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삼의법칙이 경제 법칙이 아닌 통계적 규칙성이므로 반드시 경기가 침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했으며, 삼의법칙을 만든 연준 경제학자 출신 클라우디아 삼도 작년 11월 인터뷰에서 삼의 법칙이 충족되더라도 경제활동참가율이 상승하는 경우 추가 노동력이 공급돼 실제 침체가 아닐 수 있다고 밝혔다"고 부연했다.

보고서는 7월 고용지표가 사실상 허리케인 등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고용부진을 나타내는 데이터로 채워졌고, 파월 연준 의장 및 삼의법칙을 적립한 클라우디아 삼의 지난해 발언을 비춰보더라도 경기침체라고 단정하며 '호들을 떨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대신증권 역시 보고서에서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와 관련해 "허리케인과 같은 일시적인 요인이 있었으며, 개인 총소득증가율을 고려했을 때 고용시장은 팬데믹 이전 균형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경기둔화 속도가 빨라질 수는 있으나 9월 금리인하 개시가 예상되는 만큼 연준의 대응여력 역시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반면 DB금융투자는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에 대해 "미국 경기는 침체에 들어선다고 판단한다. 현재 해당 수치는 0.53%p(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의 괴리를 산출한 수치)라는 점을 보면 미국 경기는 침체의 초입에 있다"고 진단하며 "따라서 최근 나타난 미국 주식시장의 하락은 이제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 기준금리 내리면 불장(Bull market)될까?..."오히려 조정시기 될 듯"

'삼의 법칙' 상으로 경기 침체 신호와 경기 침체 임계 수준 0.5%p 간의 비교 차트. 자료 = DB금투, 블룸버그.

DB금투는 미국 고용시장의 특징을 분석해 앞으로의 악화 경로를 예상하기도 했다.

미국 고용 시장에서 한번 모멘텀이 둔화되기 시작했다면, 이후 추세적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민간소비가 국가 경제의 70%를 차지하며, 민간소비의 60%를 임금소득이 지탱하고, 이와 더불어 유연한(나쁘게 말하면 기업이 쉽게 해고할 수 있는) 고용 제도를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하며 "그러므로 '고용 → 임금소득 → 소비 (→ 고용)'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피드백 작용에 의하여 미국 고용시장이 가속해서 악화되기 일쑤다"라고 짚었다.

또한 보고서는 "올해 상반기 일정 시점부터 미국 고용시장 모멘텀이 둔화된다는 신호는 상당했고 심지어 미국 연준조차 이를 언급했을 정도였다"며 "그리고 시간이 흘러 미국 고용시장은 현재처럼 가속 악화됐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연준의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면 오히려 주가는 떨어질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경기 부진이 시작되면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인하 사이클로 접어들더라도 한동안 경기 악화가 추가로 진행되고 주가 역시 동반하여 내림세를 걷는다는 점 역시 기억해야 한다"며 "이는 현재보다 금리가 조금 낮아진다고 해도 자금을 빌려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다면 즉각적으로 대출을 하지 않는 경제주체의 대출 행태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기준금리와 10년물 미국국채 금리간의 과거 상관관계 및 앞으로의 변동 경로 예상치. 자료 = 하나증권, 블룸버그.

이같은 점을 감안해 상식선에서  앞으로의 미국과 한 증시 방향을 예상해본다면?

연준이 9월 FOMC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겠지만, 오히려 주가 내림세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앞으로 9월 FOMC까지 한달 이상 남은 기간 동안 시장의 변동성은 상당히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등 그간의 증시 주도업종이 자리를 내 줄 가능성도 있다. 7월 11일 코스피가 고점을 찍은 날부터 8월 2일 폭락한 날까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던 헬스케어와 소프트웨어가 9월 FOMC 전까지 선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나증권은 보고서에서 "미국 7월 실업률이 4.3%까지 상승하면서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3.8%까지 급락했고, S&P500지수와 코스피는 고점 대비 각 -5.7%와 -7.4% 하락했다"며 "현재 VIX지수(변동성지수)가 평균 상단까지 상승했고, 과거 저점에서 평균 상단까지 상승하는 과정에서 S&P500지수와 코스피는 평균 -6%와 -8%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를 근거로 하나증권은 "현재 지수 하락 정도는 과거 평균적인 공포 국면 진입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8~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 전년 대비)가 3.0%에서 3.7%까지 재반등하면서 10년물 국채금리가 4%에서 5%까지 급등했고, 당시 S&P500지수와 코스피는 고점 대비 -10%와 -15% 급락했다.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이 진정되면서 지수는 반등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해 하나증권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채금리 급락이 멈춰야 지수는 본격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올해 남은 세 번의 FOMC회의(9월/11월/12월)에서 100~150bp의 기준금리 인하까지도 반영될 수도 있다"며 "과거 연준이 기준금리를 세 번 인하 시 10년물 국채금리는 기준금리 보다 60~80bp 정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4.0(150bp 인하)~4.5%(100bp 인하)까지 인하된다면, 10년물 미국채금리는 3.2~3.7%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7월 11일 코스피가 고점을 찍은후 8월 2일 검은금요일까지 변동성장에서의 업종별 주가 선방 현황. 자료 = DB금융투자.

이 예상대로라면 시장금리는 이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100bp 인하한 연 4.5%를 반영한 셈이다. 10년물 미국국채 금리는 이달 1일 하락에 이어 2일(현지시간) 18bp 추가 하락하며 3.79%까지 하락했다. 하나증권과 DB금투의 보고서를 종합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과 주식시장의 방향을 예상하자면 빅컷 단행후 증시는 조정받을 공산이 더 크다.

당분간 '불장(Bull market)' 기대하긴 어려울 듯도 하다.

지금까지의 주도주 보다는 7월 코스피 고점 이후 이달 2일 '검은 금요일'까지 변동성 장에서 선방했던 종목 또는 KT, SKT 등 경기방어주 내지는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배당주로 분산해  글로벌 증시의 회오리 바람이 잠잠해 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현명하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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