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9시42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200원(-2.65%) 하락한 8만9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1일) KB증권과 메리츠증권, 교보증권, 신영증권 등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높였다.
우선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직전 목표주가(12만원)보다 1만원 높은 13만원으로 높였다. 올 4분기부터 삼성전자가 5세대 HBM3E(고대역폭메모리) 공급을 본격화하고 서버향 고용량 TLC(트리플레벨셀),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구조적 수요 증가로 하반기 낸드 영업이익도 분기 평균 2조원 이상 달성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HBM3E,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TLC SSD 등 가격 상승과 출하 증가로 전년 대비 5.5배 증가한 13조4000억원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배 늘어난 27조6000억원으로 2021년 하반기(29조7000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교보증권은 삼성전자가 JBM 램프업 생산량을 늘리며 하반기 3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11만원으로 높였다.
메리츠증권도 삼성전자 호실적을 바탕으로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10만8000원으로 올렸다. 신영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10만5000원으로 올렸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디램 캐파(생산능력)의 약 30%가 HBM으로 전환되면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 업황 개선을 삼성전자 밸류에이션이 올해 하반기부터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예상과 달리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1일부터 하락하고 있다. 전날(1일)에도 전 거래일보다 0.95% 하락한 8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급부상하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엔비디아 (NASDAQ:NVDA) 등 기술주도 내려앉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6.67% 급락한 109.21달러를 기록했다.
이 외 AMD가 8.26% 떨어졌고, 인텔 (NASDAQ:INTC)(-5.50%)과 TSMC(-4.60%), 브로드컴(-8.50%), 마이크론(-7.57%) 등 반도체주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ISM(공급관리협회)가 발표한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8로 시장 예상치(48.8)를 밑돌았다. 이 여파로 뉴욕증시에서 S&P500은 1.37%, 나스닥은 2.30%씩 각각 하락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현실성 떨어지는 목표주가 제시는 해묵은 문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6월 국내외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의 간담회에서 보고서의 신뢰성을 주문했다.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성·독립성을 제고하겠다며 애널리스트 성과평가 체계 개선, 독립 IRP(리서치회사) 제도 도입 등도 추진한다고 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다.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높여서 제시하는 것은 리포트 작성 기업을 대상으로 IB(기업금융)나 IPO(기업공개), 신용공여(대출) 등을 통해 이익을 내야 하는 만큼 보고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업 고객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수익구조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부정적인 리포터를 낼 경우 고객사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며 "고객사가 잠재 고객인 경우가 많은데다 기업탐방, 직원면담 등을 제한하면 증권사들은 기업 고객 이탈 등을 우려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목표주가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실적과 동종 업체의 PER(주가수익비율), PBR(주당순자산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시하는 만큼 투자 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최근 강세장이 이어져 일부 종목이 급등하면서 실시간 반영되는 현재주가와 달리 목표주가는 변동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괴리율은 투자 시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