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시사했다.
31일(현지시각)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과 노동 시장의 동향 등을 언급하면서, 연준이 이번 회의를 통해 9월 중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그널을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연준은 이와 관련해 “일자리 증가세는 완화되었고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 동안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Inflation has eased over the past year but remains somewhat elevated)”고 밝혔다.
이어 “몇 달간 FOMC의 2% 물가 목표를 향한 일부 추가 진전(some further progress)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6월 FOMC 당시 ‘다소(somewhat)’라는 표현이 없었던 점 등을 언급하며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설명과 함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위원회 전반적인 분위기는 통화 정책을 완화(기준금리 인하)할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아직은 그 시점에 이르지 못했다고 만장일치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가 이룬 진전을 고려할 때 이제 인플레이션에 100% 집중할 필요는 없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일이 끝나지는 않았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준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만한 여력이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조건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그는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하고 예상에 부합하며 성장률이 상당히 강하게 유지된다면, 그리고 노동시장이 현재와 같은 상황을 유지한다면 9월 회의에서 금리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금리를 0.5%p 인하하는 이른바 ‘빅 스텝’이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이에 대해서 파월 의장은 “우리가 무엇을 할 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며 “현재 당장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이 9월 금리를 인하할 경우 한국은 이르면 10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의 가파른 증가세 등을 고려해 금리 인하의 횟수는 한 차례 정도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확인할 수 있듯 가계부채 우려로 인해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굉장히 낮아졌다”며 “가계부채와 부동산 경기 우려로 인해 금리 인하는 10월, 연내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