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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전기차 챔피언 일론 머스크 테슬라 (NASDAQ:TSLA) 최고경영자(CEO)와 반전기차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기묘한 브로맨스를 이어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는 미국에서 전기차를 상징하는 인물이고, 트럼프는 전기차 반대 진영의 간판이다. 서로 상극인 것이다. 그런데 이들 간에 미묘한 브로맨스가 형성되고 있다.
트럼프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머스크는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13일 트럼프 피격 직후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이뿐 아니라 그는 트럼프 캠프에 대규모 선거자금을 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최근 머스크가 트럼프 진영에 매월 4500만달러(약 626억원)를 기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었다.
전기차와 관련 대척점에 섰던 이들이 브로맨스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트럼프는 “정부가 구매를 강요하지 않는 한 전기차도 괜찮다”고 말했다. 여기에 머스크는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없애도 괜찮다”고 화답했다.
테슬라가 이미 전기차에서 한참 앞서 있어 이제 더 이상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보조금을 없애라. 그러면 테슬라에만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었다. 전기차 보조금을 없애면 루시드 (NASDAQ:LCID) 등 스타트업(신생기업)은 모두 죽고, 테슬라만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머스크가 인공지능(AI) 규제, 우주여행 등 다양한 이슈에서 트럼프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도박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전기차 구매자 대부분이 민주당 지지 성향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구매자들은 기후 변화에 민감한 소비자들로, 대부분 민주당 지지자들이다.
머스크가 대놓고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은 전통적인 전기차 소비층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
기후 변화에 민감하고 민주당 지지 성향인 이들이 테슬라 이외에 다른 전기차를 구입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캘리포니아주에서 테슬라 전기차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기차 등록이 다른 지역은 그대로인 데 비해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전년 대비 17% 급감했다.
머스크가 반민주당으로 돌아선 것은 그동안 민주당이 그를 푸대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2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전기차 관련 행사를 개최했다. 그런데 정작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 CEO 머스크는 초청 대상에서 제외했다.
표면적으로는 테슬라가 전미자동차노조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사실은 머스크가 행사 도중 엉뚱한 발언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로 바이든과 머스크는 견원지간이 됐다. 머스크는 바이든을 “졸린 조”(sleepy Joe)라고 불러왔다.
이에 비해 트럼프는 머스크에게 계속 추파를 던졌었다. 그는 “머스크는 우리 시대의 위대한 천재 중 한 명이며, 우리는 우리 시대의 천재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또 이번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강령에 상업 우주 산업 부문 확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