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 동결한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2022년 4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올린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 3.5%까지 7차례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지난해 2월 금통위에서 10개월 만에 연속 금리인상 행진을 멈추면서 1년 6개월째 기준금리를 3.5%로 묶었다. 다음 금통위 회의가 8월22일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3.5%는 1년 7개월 넘게 유지될 예정이다. 최장기간 금리 동결이다.
물가 둔화세가 확인되고 있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과 부동산시장, 가계부채 등 금융 상황이 불안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이 불확실한 점을 고려해 신중하게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결정한다는 의지로 읽힌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문구 뒤에는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와 함께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처음으로 통화정책 전환 시기를 고려하고 있다고 표명한 것이다.
실제 통화정책의 목표인 '물가안정'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는 시간 문제로 읽힌다. 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4% 오르며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2.2%까지 떨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지난 5월에는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켤지 말지가 아니라 금리 인하 준비를 위해 차선을 바꿀지 말지 고민했다"며 "지금은 물가 안정 추세에 많은 진전이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할 준비할 상황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제 방향을 전환할 지에 관해서는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격, 가계부채 움직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험요인이 많아서 불확실성 많다"며 "(금리 인하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으나 항상 경제 상황과 금융안정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