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에 대해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독립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어떠한 의견도 다 청취하고 그 의견에 기초해 금통위가 독립적으로 결정하면 된다”며 정부와 여당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창용 총재는 향후 물가 상승률의 방향성과 통화정책, 금융 안정 측면 등에 대해 언급했다.
먼저 그는 “물가는 통화정책 긴축 기조 지속 등의 영향으로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에서 안정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대 중반으로 낮아지는 등 긍정적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며 “향후 유가 상승 등에 따라 둔화 흐름이 일시 주춤할 수 있겠으나, 전반적인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향후 통화정책은 최근 디스인플레이션의 흐름과 성장, 금융안정 간의 상충관계를 충분하게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 안정 측면에 대해서는 현재 국내 금융시스템이 대체적으로 안정적이라 평가하면서도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부진 등으로 인한 연체율 증가와 불확실성의 확대를 언급했다.
그는 “부동산 PF 시장의 부진, 취약부문의 채무상환 부담 누증으로 연체율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연초보다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주요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외환시장 변동성은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가계부채 증가세와 관련해서는 명목 GDP(국내총생산) 이내에서 관리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해 “F4 회의를 통해 상의하는데 관계기관 모두 가계부채만큼은 GDP 성장률 이내로 관리하자는 데는 이견이 없다”며 “정책 공조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오는 11일 진행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를 12차례 연속으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인하‘ 소수의견에 집중되고 있다.
시장과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은이 빠르면 8월 혹은 10월 중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 관측하는 동시에 소수의견이 인하 시점에 대한 가늠자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동결하고,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반면, 소수의견이 등장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너무 늦지도 너무 이르지도 않은 정책 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7월부터 금리인하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