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지현 기자] 7월 들어 단 나흘 만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이 2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금리가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부동산과 주식 시장의 회복 조짐이 맞물리면서 대출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주담대, 7월 들어 나흘 만에 8천억 이상 증가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지난 4일 기준)은 710조 7558억 원으로 6월 말 대비 2조 1835억 원 증가했다.
이미 지난 6월 한 달 동안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5조 3415억원 급증하며 2021년 7월의 6조 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아직 월초임에도 불구하고 대출 증가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최근 주택 거래 회복으로 수요가 급증한 주택담보대출이 552조 1526억원에서 552조 9913억원으로 8387억원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0% 올라 약 2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 국내외 증시 활황... '빚투' 자극
신용대출 역시 같은 기간 102조 7781억원에서 103조 8660억원으로 나흘 만에 1조 879억원 증가했다.
최근 한 게임업체의 공모주 청약에 18조 5000억원 이상의 증거금이 몰렸는데 많은 청약 신청자가 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공모주뿐 아니라 최근 국내외 증시 활황도 빚투(대출로 투자)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5일 2862.23으로 2022년 1월 18일(2902.79) 이후 2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미국 시장에서도 같은기간(5일, 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5,567.19)과 나스닥(18,352.76)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신용융자 월평균 잔고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신용융자 잔고(유가증권시장+코스닥)는 지난해 12월 17조4309억원에서 올해 들어 ▲ 1월 17조9813억원 ▲ 2월 18조629억원 ▲ 3월 19조1034억원 ▲ 4월 19조2870억원 ▲ 5월 19조4387억원 ▲ 6월 20조201억원 ▲ 7월(4일까지) 20조234억원 등으로 계속 불어나고 있다.
신용융자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융자 잔고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많은 투자자들이 빚을 내어 투자를 하고 있으며 그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한 채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최근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관심을 보이면서 주로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국내 증권사의 신용융자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은 금리가 높아 명절 같은 계절적 수요가 아닌 경우 대출 이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국내외 주식 투자 수요와 관련이 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