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서울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최근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잔액의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 현장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2단계 DSR(총부채원리상환금비율) 시행을 앞두고 차주들의 ‘막차’ 수요가 몰리며, 당국의 관리 목표치를 벗어나자 차주의 상환능력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일 이준수 은행·중소서민금융 부원장 주재로 17개 국내은행 부행장과 함께 ‘은행권 가계부채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이 부원장은 이날 “그 간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노력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년 연속 하락하는 등 가계부채는 대체로 안정세를 이어 왔다”면서도 “4월 이후 은행권 대출금리 하락과 일부 국지적 주택 거래량 증가와 맞물려 은행권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3.5%로 집계됐다.
이는 기준 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변경함에 따라 가계부채 비율은 100.4%에서 93.5%로 낮아졌으나, 선진국 평균인 71.8%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아울러 가계부채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증가폭도 지난달 기준 2년8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오는 15일 부터 은행권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관리실태에 대한 종합 점검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차주의 상환능력 내에서 대출 심사가 이뤄지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이준수 부원장은 “내실 있는 DSR 심사 등을 통해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릴 수 있도록 차주의 상환능력을 엄정하게 심사하는 관행 확립도 매우 중요하다”며 “각 은행은 현행 DSR 및 스트레스 DSR 규제가 실제 영업점 창구에서 잘못 적용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DSR 규제 이행의 적정성과 자체 가계대출 경영목표 수립 및 관리 실태 등을 면밀하게 점검할 것”이라며 “점검결과 나타난 지적사항에 대해서 엄중 조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은행권에서는 가계대출 잔액 관리를 위해 주담대 금리를 조정하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전날 주담대 가산금리를 0.13%p 인상했으며, 하나은행도 지난 1일 주담대 금리감면 폭을 0.2%p 축소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향후 다른 시중은행들도 금리조정 혹은 대출심사 강화 등을 통한 대출규모 관리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