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일본에서 새로 발행되는 1만엔권 지폐. 사진=일본 재무성
투데이코리아=이다솜 기자 | 일본에서 40년만에 새 지폐로 발행되는 1만엔권에 시부사와 에이이치(澁澤榮一)의 초상화가 들어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복수의 외신과 매체들을 종합하면, 일본은 1984년부터 40년간 1만엔의 얼굴이었던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를 시부사와 에이이치로 교체한다.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도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메이지유신 이후 다이이치(第一)국립은행, 도쿄증권거래소 설립 등에 참여한 인물로, 일본 자본주의 시스템 확립에 기여한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는 ‘돈을 버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다만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식의 행동은 언젠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게 한다’는 ‘도덕경제합일설’을 주장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구한말 당시 한반도에 철도를 부설하고 일제 강점기 경성전기(한국전력의 전신) 사장을 맡으며, 경제 침탈에 앞장선 인물이란 비판받고 있다. 또 제일국립은행 설립을 주도했으며, 대한제국에서 허가 없이 발행한 10엔 등 지폐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1만엔권의 새로운 얼굴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정권을 잡은 2019년에 결정됐지만, 그대로 추진되었다는 점에서 한일관계가 다시 냉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일본에서는 1만엔권 외에도 5천엔권과 1천엔권도 20년만에 교체에 나선다.
1천엔권에는 노구치 히데요(野口英世)에서 파상풍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일본 근대 의학의 발판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기타사토 시바사부로(北里柴三郞)의 얼굴이 들어간다.
5천엔권에는 히구치 이치요(桶口一葉)에서 메이지유신 시기 여성 교육의 선구자로 쓰다주쿠(津田塾)대학의 창시자인 쓰다 우메코(津田梅子)로 바뀌게 된다.
이에 현지에서는 새로운 화폐 사용을 위해 은행·편의점 자동입출금기(ATM)와 자판기 등이 교체되면서 간접적인 경제 활성화가 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재무상도 업계 설문을 통해 추정하는 경제 효과가 약 5000억엔(약 4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본의 경우 소규모 상점은 외부 발권기에서 티켓을 구입한 뒤에 입장하는 경우가 많아 신권 발행으로 인해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1만여대에 달하는 자판기에서도 당장 신권을 사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이를 두고 “현금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 늘면서, 모든 자판기 등이 새 지폐에 대응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며 새 지페에 맞는 기기 교체의 경제적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