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주요 채권금리가 18일 일제히 하락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시장에 ‘11월 금리 인상’ 신호를 줬지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높아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42%포인트 떨어진 연 1.981%로 장을 마감했다. 한 달 만에 다시 연 2% 밑으로 떨어졌다. 5년물 금리는 0.058%포인트 내린 연 2.125%, 10년물 금리는 0.048%포인트 하락한 연 2.293%로 마감했다. 초장기 채권인 20년물(연 2.213%)과 30년물(연 2.194%)도 동반 하락했다.
한은은 이날 2.9%였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내렸다. 물가에 대해선 “목표치인 2%에 접근할 것”이라고 예상한 지난달과 달리 이번엔 “1% 중·후반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어두워진 경기 전망에 투자자들이 채권 비중을 늘리면서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 경기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어 기준금리가 오르더라도 채권금리가 상승세를 견조하게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특히 장기채권 금리 하락으로 장·단기 금리격차가 축소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제시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2.7%는 기존 잠재성장률 하단인 2.8%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2001년 이후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적이 네 차례 있었는데, 모두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년보다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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