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0월11일 (로이터) - 뉴욕증시가 10일(현지시간) 3% 넘게 급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2월8일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세의 여파로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였고, 그 영향으로 기술섹터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831.83p(3.15%) 떨어진 2만5598.74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4.66p(3.29%) 내린 2785.68로 끝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15.97p(4.08%) 하락한 7422.05로 마쳤다.
S&P500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기술섹터, 산업섹터, 에너지섹터가 각각 4.77%, 3.47%, 3.59% 내렸다.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전일 7년여래 최고치까지 오른 이후 증시 투자자들의 심리가 나빠졌다. 게다가 허리케인 '마이클'이 이날 플로리다에 상륙하자, 에너지업체들을 둘러싼 우려도 나타났다.
지난 8월30일부터 이달 3일까지의 기간 사이에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올 들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고조돼 기업이익 관련 불확실성이 나타났지만, 뉴욕증시는 크게 타격받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알리안츠글로벌의 모나 마하잔 미국 투자 전략가는 뉴욕증시가 다시 반등하기 전 최대 10%까지 매도세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은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세가 결국 모기지금리, 자동차 대출금리, 학자금 대출금리 등 실물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라며 "뉴욕증시에서 관측되는 것은 성장세 둔화에 대비한 포지셔닝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하잔 전략가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6개월 동안은 증시가 호조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따라서 경제성장률이 유지되는 한 "이는 흥미로운 매수기회일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에너지섹터는 미국의 석유생산 감소 우려 탓에 약세를 나타냈다. 전일 에너지섹터는 허리케인 '마이클'의 영향으로 유가가 상승해 강세였다. 그러나 멕시코만 내 생산차질이 가시화하자, 생산설비 피해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에 이날 에너지섹터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공포지수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41.50% 치솟았다.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지난 6월25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46% 하락했다. 앞서 스위스의 진공 밸브 제조사인 VAT 그룹은 반도체칩 설비 제조업체들의 수요가 둔화했다고 밝혔다.
반도체제조업체인 인텔은 3.76% 내렸다. 엔비디아와 AMD도 각각 7.48%, 8.22% 내렸다. 엔비디아와 AMD는 화웨이가 서버용 칩 생산 계획을 발표해 타격을 받았다.
FAANG주도 이날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페이스북과 아마존은 각각 4.13%, 6.15% 내렸다. 애플, 넷플릭스, 알파벳은 각각 4.63%, 8.38%, 4.63% 하락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5.89% 내렸다. 모건스탠리와 레이먼드제임스는 이 업체의 단기 순이익 전망치를 하향했다. 이들은 중국의 경제 환경이 나빠졌다는 점을 언급했다.
시어스 홀딩스는 16.83% 떨어졌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채에 허덕이는 시어스가 파산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