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오전 9시 50분경 NYSE의 전산 오류로 버크셔해서웨이 (NYSE:BRKa), 바릭골드, 뉴스케일 파워 등 40여 개 종목의 시세가 일시적으로 99%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버크셔해서웨이 A 주가는 직전 거래일 종가 62만7400달러 대비 99.97% 낮은 185.1달러로 급락했고, 뉴스케일 파워 역시 8.77달러에서 0.13달러까지 떨어지면서 한 때 거래가 중단됐다. 오류는 약 2시간 가량 이어졌다.
NYSE는 공지문을 통해 "실시간 거래·호가정보 감독기구(CTA)에서 발표하는 가격 범위에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해 NYSE에 상장된 복수 종목의 거래 중단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NYSE가 시스템 복구 후 거래가 중단된 1시간 동안 쌓인 주문을 정상 가격으로 일괄 체결하면서 발생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시세 오류 사실을 공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알지 못한 채 시장가 매수 주문을 넣었고, 폭락 가격이 아닌 정상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하게 되면서 막대한 미수금을 떠안게 됐다.
특히 뉴스케일 파워의 경우, 거래 재개 후에도 주가가 10% 이상 하락하면서 반대매매까지 발생해 투자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해외 주식 시장가 거래 시 증거금률은 130%로, 1만 달러 매수 시 1만 3000달러의 미수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뉴스케일파워의 거래 재개 가격이 예상보다 높은 8달러 선에서 형성되면서, 시장가로 1만 주를 주문한 투자자의 경우 매수 금액은 8만 달러, 미수금은 10만 4000달러로 급증하게 됐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미수금의 8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주가가 떨어진다면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된다.
피해는 주로 해외주식 거래 비중이 높으면서 시장가 주문이 가능한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피해 보상과 관련해 다방면으로 검토 중에 있다"며 "보상안이 정해지면 고객들에게 통지가 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측도 고객들과 개별적으로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이상 거래 방지를 위해 시장가 주문을 제한하거나, 특정 가격 범위를 벗어난 주문을 차단하는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증권은 고객이 시장가로 주문을 내면, 현재가 기준 위아래로 7% 수준에서만 거래가 체결되도록 일종의 조건부 주문을 낸다.
이번 사태는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이 이러한 안전장치 없이 거래를 진행해 투자자들의 피해를 야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번 NYSE 전산 사고가 발생했기 떄문에 시스템 보완은 당연히 이루어질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다고"설명했다.
금융당국도 현재 상황을 파악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증권사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