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4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했다. 왼쪽은 법정 출석하는 최 회장, 오른쪽은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는 노 관장. 사진=연합뉴스
고등법원이 최태원 SK그룹 (KS:034730) 회장에게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대상으로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로 1조3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30일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김옥곤 이동현 부장판사)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2022년 1심에서의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 665억원에서 대폭 증가한 금액이다.
재판부는 “최 회장은 노 관장과 별거 후 김희영 티앤씨 재단 이사장과의 관계 유지 등으로 가액 산정 가능 부분만 해도 219억 이상을 지출하고 가액 산정 불가능한 경제적 이익도 제공했다”며 “혼인 파탄의 정신적 고통을 산정한 1심 위자료 액수가 너무 적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을 뒤집어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 주식도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했으며,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현 전 회장의 보호막이나 방패막 역할을 해 결과적으로 SK 그룹의 성공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에 대해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2019년 2월부터는 신용카드를 정지시키고 1심 판결 이후에는 현금 생활비 지원도 중단했다”며 “소송 과정에서 부정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일부일처제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