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이사장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4대 핵심 전략을 발표했다. 한국거래소의 4대 핵심 전략은 ▲기업 밸류업 적극 지원 ▲공정한 자산운용 기회 확대 ▲자본시장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자본시장 마케팅·소통강화를 골자로 한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도 확정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기업 개요–현황진단–목표설정–계획수립–이행평가–소통' 목차를 제시했다.
정 이사장은 "가이드라인의 핵심 특징은 '자율성'과 '선택과 집중 가능성'"이라며 "상장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개별 특성에 맞는 최선의 계획을 집중적으로 수립·소통 이행함으로써 밸류업 프로그램이 조속히 확산되고 한국 자본시장이 재평가받을 수 있도록 협력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율성을 강조한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에 정 이사장은 "밸류업의 목적은 기업 자체의 노력과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인센티브 구조를 도입해 기업들이 자율성에 따라 밸류업 프로그램을 실행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들마다 상황이 다른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치화하는 것에 대해 허점은 없느냐'는 질문에 정 이사장은 "구체적인 수치가 제공되지 않으면 투자자들한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할 수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예측 수치를 공시하는 것에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에 대해서는 "예측 정보를 가지고 귀책 사유로 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지난 14일 도쿄, 16일 뉴욕에서 'K-밸류업 글로벌 로드쇼'를 열어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홍보했다.
현지 반응에 대한 질문에 정 이사장은 "많은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중국으로부터 회수된 자금들을 어느 지역에 투자할지에 대한 의사결정에 과정에서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이사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 투자자들의 국내 투자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밸류업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추종 지수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오는 9월 정도 지수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수가 만들어지면 자산운용사나 관련 기관에서 펀드를 만들고 해당 펀드는 기업들의 추가적인 투자 수요로 작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수에 선정되는 기업에 적용되는 기준에 대해서는 "주주 친화적 경영 여부와 산업별, 발전 단계를 고려해 선정할 계획"이라며 "산업별이나 성장 단계, 규모에 따른 차별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좀비 기업을 퇴출해 증시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구체적인 좀비 기업 퇴출 방안에 대해 정 이사장은 "좀비기업에 대해 원칙에 따른 퇴출을 반드시 이뤄지게 해 건전한 자본시장을 만들 것"이라며 "퇴출과 관련된 제도 개선을 위해 현재 검토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정 이사장은 "우리 자본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긴 호흡으로 전략과제를 추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