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9월19일 (로이터) -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 수위가 높아졌지만 투자자들이 그에 따른 영향은 거의 받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18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는 대표적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 대비 2개월래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유로 대비로도 다소 올랐다.
유로/달러는 장 초반 3주 만에 최고치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하락 반전하면서 장 후반 약 0.15% 내린 1.165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도 0.46% 오른 112.36엔에 거래됐다. 엔화는 지정학적 우려나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발생할 경우 수혜를 받는 경향이 있으나 이날 분위기는 달랐다.
반면 중국 관련 무역거래와 전반적인 위험심리를 측정하는 지표로 간주되는 호주 달러는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호주 달러/달러는 0.53% 오른 0.7211달러에 거래됐다.
보리스 슐로스버그 BK자산관리 외환전략부문 상임이사는 "이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신규 무역관세가) 매우 작은 충격만을 줄 것이라고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무역 관련 관세조치는 어떤 유의미한 결과도 내놓지 못했다"면서 "미국과 중국 양국의 성장률 어디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수개월 동안 달러는 무역마찰의 수혜를 받는 주요 자산으로 자리잡아 왔다. 달러가 위험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데 투자자들이 베팅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중순 이후 달러지수는 약 5%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몇주 동안은 상승세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역전쟁 지속에 따른 장기적 충격이 발생하리라는 우려도 달러 가치를 압박했다.
민 트랑 실리콘밸리뱅크 수석외환트레이더는 "(무역마찰은) 단기적으로는 달러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전반적인 실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ING은행은 세계 무역량의 2.5%가 관세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그 비중은 4%까지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레이더들은 다음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고 그 이후의 금리인상 경로를 가늠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리라 예상되고 있다.
미국 달러는 캐나다 달러에 0.44% 내린 1.2985캐나다 달러를 나타냈다. 유가가 상승한 영향이다. 아울러 캐나다 제조업 지표가 호조를 나타내 중앙은행이 오는 10월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시각에 힘이 실렸다.
파운드/달러는 0.16% 내린 1.3135달러에 거래됐다. 파운드화 가치는 6주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트레이더들이 차익실현거래를 진행했고, 투자자들은 이번주 예정된 브렉시트 관련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진전 여부에 주목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