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의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표적치료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 간암 1차 치료제 품목허가와 관련해 생물보안법으로 중국의 바이오 산업을 견제하는 미국의 의중이 이번 품목허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은 중국 주요 유전체회사 BGI(중국인민해방군과 연계된 베이징 유전체연구소)그룹 등이 미국 내에서 사업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생물보안법을 하원 상임위원회(책임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미국 하원은 오는 7월4일 휴회 전에 하원 전체회의에서 생물보안법안을 통과시킨 뒤 대통령 서명 등을 거쳐 연말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생물보안법은 지난 3월6일 상원 상임위(국토안보위원회)에서 11대 1로 통과된 데 이어 하원 상임위에서도 찬성 40 반대 1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미국 내에서 중국과의 바이오 사업 중단에 동의한다는 의견이 높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 법안이 마무리되면 양국의 바이오 협력은 사실상 단절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바이오 패권 전쟁이 치열해지는 이유는 중국의 바이오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따르면 2019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명과학 분야 상위권 국가 중 미국이 1위를, 중국이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2015년 이후 연구성과 상승률 66.2%를 보이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1위 국가로 손꼽힌다. 성장세로 따지면 미국은 1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중국의 바이오 성장은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뤄졌다. 2017년부터 중국은 미국의 유망 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다수의 기술을 도입했다.
이러한 흐름에서 FDA는 중국 신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5년간 FDA 문턱을 넘어선 중국 신약은 전체의 1%에 불과했다. 중국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팜큐브에 따르면 FDA에서 품목허가 승인을 받은 중국 신약은 ▲2019년 2건(48건·전체 신약 승인 건수) ▲2020년 0건(53건) ▲2021년 0건(50건) ▲2022년 0건(37건) ▲2023년 1건(55건)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빅파마가 중국의 기술을 인수해 개발된 신약이 불발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레전드바이오텍이 존스앤존스에 기술수출한 '실타셀'과 중국 베이진이 스위스 노바티스에 기술이전한 '티스렐리주맙' 등이다. 중국 이노벤트가 미국 일라이릴리에 기술수출한 '신틸리맙'은 중국인 대상으로만 임상이 진행돼 미국에 적용될 수 없다며 거절됐다.
HLB가 FDA로부터 지적받은 사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원인이 중국 항서제약에 있다고 밝힌 만큼 이번 불발은 양국간 바이오 갈등에 따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CRL을 수령하게 된 것에 대해 진양곤 HLB (KQ:028300) 회장은 "CRL을 보면 리보세라닙 이슈는 없고 캄렐리주맙 이슈 때문"이라고 밝혔다. CRL에는 캄렐리주맙의 일부 미비점으로 인해 병용요법으로서의 리보세라닙 승인 보류가 적혀 있었다. 그러면서 "항서제약이 지적받은 사항은 설비가 아니라 공정의 문제였기 때문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