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티타임스=한국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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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달러 강세와 대외 리스크 확대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 '엑소더스(탈출)'에 나섰다. 다만 '강달러' 수혜가 기대되는 자동차·전력기기·방산 등 주요 수출주는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5일 코스피에서 순매도로 돌아선 뒤 5거래일 중 4거래일을 순매도에 나섰다. 지난 한 주간 팔아치운 주식만 5302억 원어치에 달한다.
이란과 이스라엘 충돌로 인한 중동 지정학적 위기로 고유가가 우려되고, 미국 금리 인하가 지연될 거라는 전망에 나타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달러'와 코스피 매도로 이어졌다.
다만 외국인들은 달러·원 환율이 17개월 만에 '1400원'까지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자동차·전력기기·방산 등 주요 수출주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순매수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순매도에 나선 지난 15일부터 19일 사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현대차(KS:005380)로 5거래일 간 총 1461억 원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우(005935) 9236억 원 △삼성중공업(010140) 885억 원 △HD현대일렉트릭(267260) 718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625억 원 △LS일렉트릭(010120) 459억 원 △삼성물산(028260) 403억 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해당 종목들은 자동차·반도체·전력기기·방산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으로, 달러 강세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또 올해 실적 전망이 밝다는 공통점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기아를 필두로한 자동차주의 올해 실적이 원화 약세와 미국·유럽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기존 시장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기기 업종 역시 북미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으로 호황이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변압기·배전반 등 인프라 및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방산 테마주 역시 이스라엘 이란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군비증강 톤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 중동, 아시아 등 기존·신규 바이어들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월 우주항공청 개청 역시 우주산업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원화 약세가 외국인 매도로 이어지던 기존 코스피 '공식'과 달리, 이번 환율 급등이 '오버슈팅'이었을 가능성도 우량주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 기회가 됐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 지속, 양호한 국내 수출 및 이익 펀더멘털 등을 감안 시 현재와 같은 오버슈팅 국면은 길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단기적으로 한국 증시 편식에 따른 부담,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순매도에 나설 여지는 있겠지만 그 강도와 지속성은 얕고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이후 지난 18일 달러·원 환율 급등세가 진정되자,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811억 원을 사들이며 4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동 이슈는 여전히 불안하지만, 이란과 이스라엘 양국 모두 미국에 사전 통보하고 공격도 핵심 시설 등에는 공격하지 않는 등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결국 관련 이슈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시장의 방향성을 바꾸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