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박남숙 기자] ◇ 뉴욕증시는 부진한 기업 실적과 반도체주 약세에 하락했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2% 내린 3만7753.31에 장을 마감했고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58% 떨어진 5022.2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5% 하락한 1만5683.37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공개된 베이직북에서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견조하다는 게 확인됐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각 지역 연방준비은행 경제 동향 의견을 취합해 이날 발표한 보고서인 3월 ‘베이지북’에서 “미국 전체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담당 지역 가운데 10개 지역이 경미하거나 완만한(slight or modest) 경제 성장을 경험했고, 나머지 2개 지역에서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고하고 인플레이션 수준이 연준의 목표치에 못 미치면서 금리 인하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됐습니다.
여기에 반도체주가 하락하며 압력을 가했는데요.
세계 최대의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L은 수주잔고가 시장 예상대비 22% 나 하회하며 주가가 6% 넘게 하락했습니다. ASML의 실망스러운 실적에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은 3% 내렸고, AMD와 램리서치 등 반도체 관련주는 5% 넘게 밀렸습니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 홀딩스는 11.99% 폭락했습니다.
반면, 유나이티드항공은 시장 예상을 상회한 실적과 강한 항공 수요 전망에 17% 급등했습니다.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 등도 각각 6%와 2% 강세를 보이는 등 항공사들의 주가는 날개를 달았습니다.
◇ 유럽증시는 기업들의 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미국에서의 금리 인하 지연,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우려를 상쇄하며 상승했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전날보다 0.02% 오른 1만7770.02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0.62% 상승한 7981.51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0.35% 오른 7847.99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3월 유로존 CPI는 전년동월대비 2.4% 상승했습니다. 앞서 발표된 예비치와 변함없는 결과로 2월 2.6% 올랐던 데서 둔화했습니다. 이에 시장에서는 별 다른 이벤트가 없는 한 6월 ECB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종목 가운데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한 독일 스포츠 용품기업 아디다스, 프랑스 명품 그룹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주가가 각각 8.6%, 2.8% 올랐고요. 에르메스, 리치몬트 등 명품 관련주의 주가도 이날 2~3% 상승했습니다.
반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1분기 예약 매출이 기대치를 하회하며 주가가 7%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 아시아증시도 확인하겠습니다. 17일 아시아 증시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습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일 대비 1.32% 하락한 3만7961.80에 장을 마쳤습니다. 닛케이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만7000대를 기록한 것은 2월 14일 이후 처음입니다.
이날 일본 재무성은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무역수지가 5조8919억 엔(약 52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3년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했으나 적자 폭은 사상 최대였던 전년도의 21조7285억 엔보다는 대폭 줄었습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2.14% 오른 3071.38에 장을 마쳤습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최신 상장 폐지 규정이 '좀비'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하지만 소형주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고 밝힌 영향을 받았는데요. 증권 당국은 지난 12일 증시의 상장과 퇴출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증시 부양책을 내놓은 바 있으며 전일 주가 급락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시장 진정에 나섰습니다. 당국 설명 이후 전일 5% 넘게 하락했던 중·소형주 중심의 CSI 2000은 이날 6% 이상 상승하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홍콩 항셍 지수는 전장 대비 0.07% 오른 1만6259.73을 대만 가권지수는 전장 대비 1.56% 오른 2만213.33을 기록하며 2만선을 회복했습니다.
◇ 오늘의 주요 일정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3월 기존주택판매가 발표되고 기업 가운데 넷플릭스가 실적을 발표합니다.
대만 기업인 TSMC의 실적 발표 대기중입니다.
◇ 오늘의 전망과 투자전략도 확인하시죠. 새벽 뉴욕증시는 반도체 기업들의 실망스런 실적에 하락했습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해 "최근 원화 약세에 대한 금융 당국의 개입과 한미일 공조 영향으로 안정화 기대되지만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금일 국내 증시에서는 ASML (NASDAQ:ASML) 발(發) 반도체 매물 출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월간, 연간기준으로 반도체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판단입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ASML 실적이 시장 예상보다 크게 부진하자 선물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나스닥 선물 중심으로 흘러내리는 상황 만들어지자 국내 증시도 계속 밀리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당분간 계속 실적 민감도는 높은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오늘 발표되는 대만 TSMC의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키워질 가능성이 높아 계속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