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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친절한 금융] "금리 인상 효과없네" 일학개미, 소부장 담는다

입력: 2024- 03- 28- 오후 01:53
[이기자의 친절한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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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엔화는 달러 당 152엔 돌파를 코 앞에 뒀다. 약 34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역대급 엔저현상에 엔화 강세에 베팅한 '엔테크(엔화+재테크)'족이 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기존 마이너스(-)0.1%에서 0.1%포인트 올리며 2016년 2월에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중단했다.

엔화 가치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하락했다. 일본 정부는 이례적인 엔화 약세에 최근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며 시장을 견제했지만 엔화 가치 하락에는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 전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한때 151.97엔까지 올라 1990년 7월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거주자의 엔화예금 잔액은 98억6000만달러로 전월 대비로 4.6%, 전년 동월 대비로는 60.8% 급증했다. 엔화예금이 100억달러에 가까워진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엔화로 미국 장기채를 사는 KBSTAR 미국채30년엔화노출(합성 H),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 등의 ETF에도 돈이 몰린다.

KB자산운용 'KBSTAR 미국채30년엔화노출(합성 H)' ETF도 올해 들어 700억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환율변동에 노출돼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 상장지수펀드(ETF)는 상장된 지 일주일 만에 개인순매수액이 100억원을 돌파했다.

엔화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대부분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및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일본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 금액은 4억3900만달러로 전년 동기(6400만달러) 대비 7배가량 치솟았다. 일본 주식 보관금액 규모도 사상 처음으로 40억달러(4일 기준)를 돌파해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주식 투자자가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매수한 닛케이 종목은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으로 총 12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일본 반도체 제조장비업체 스크린홀딩스 역시 같은 기간 55억원의 국내 투자자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일학개미의 러브콜을 받았다. 반도체 소자 제조업체 어드반테스트(41억8000만원), 도쿄일렉트론 자회사 도쿄일렉트론디바이스(4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금리 있는 시대'에 들어섰으나 여전히 미국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엔화 가치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완만한 인플레이션 수준과 경기를 뒷받침하는 완화적인 금융 환경의 조합은 일본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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