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17년 만의 금리 인상으로 올해 '마이너스 금리'를 벗어나게 됐으나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전망이다. 대(對)일본 수출 비중이 작고 결제 대금이 주로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각 업계는 이번 금리 인상이 국내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장기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19일 일본 공영방송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이날 –0.1%였던 단기 정책금리를 0~0.1%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확인됐고 2%의 물가안정 목표가 안정적으로 실현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이 역할을 완수했다는 게 일본은행 설명이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2017년 2월 이후 17년 만이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2016년 2월부터 시행된 마이너스 금리 정책도 8년 만에 마무리됐다. 일본은 당분간 추가로 금리를 올리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며 후속 조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정유업계는 일본의 금리 인상에 둔감한 편이다. 결제 대금이 달러로 이뤄지고 수출 비중도 크지 않아서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의 지난해 일본 수출 물량은 4913만배럴로 전체의 10.5%를 기록했다. 호주(9281만배럴·19.9%), 싱가포르(5791만배럴·12.4%)에 이어 3위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금리 인상으로 현지 산업 구조가 급진적으로 바뀐다면 국내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아직은 가능성이 작은 상황"이라며 "수출 등에 문제가 생기는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금리 변동은 미국 금리 변동보다는 한국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편"이라고 부연했다.
석유화학업계도 상황이 비슷하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거래를 많이 하고 있지 않은 점을 고려했을 땐 금리 변동이 사업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며 "사업 핵심인 중국 시장의 상황을 지켜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