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17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설지 국제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일본은행이 17년 만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일본의 증시와 장기간 이어진 '엔저' 현상 등도 반전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BOJ는 이날부터 19일까지 진행되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에 들어간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가 결정될 경우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의 금리 인상이다.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2016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이를 통해 엔화 가치는 3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일본 기업들의 수출 실적에 날개를 달았고 수출 대기업들로 구성된 닛케이225 지수는 최근 사상 최고 기록을 연일 갈아치웠다.
BOJ가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검토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BOJ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기업의 임금인상률도 5%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주요 대기업과의 임금 협상에서 5.28%의 인상률로 합의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8%포인트 오른 것으로 올해 첫 임금협상인 '춘계 투쟁'(춘투)에서 상당 폭의 임금 상승이 예상된다.
일본의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도 전년 대비 3.1% 상승해 198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BOJ는 지난 1월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을 2.4%로 제시했다. 이에 일본 재무성 고위 관계자는 "4월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3월에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닛케이225 지수는 지난 1주일동안 2.5% 정도 떨어졌다.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출 기업들의 실적 상승세가 꺾일 수 있어 증시도 하방 압력이 불가피하다.
한편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증시와 환율 등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선진경제부장은 "BOJ 통화정책 전환 과정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