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가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는 사상 처음으로 4만 고지를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제 닛케이지수는 4만을 넘어 '미지의 영역'에 지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말닛케이 지수가 연말 4만2000선~4만8000선 돌파도 어렵지 않다는 낙관론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 도쿄의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4일 0.5%(198.41포인트) 상승해 사상 최고 종가인 4만109.23으로 마감했다. 닛케이지수는 개장부터 4만을 넘은 채 시작해 오전에 사상 최고인 4만314.64까지 올랐다. 4만대를 뚫었던 지수는 종가 역시 4만대를 유지한 채 이같이 마감했다.
일본 증시가 상승한 배경은 미국 생성형 인공지능(AI) 붐 영향이다. 지난 1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조569억7500만달러(약 2748조원)를 기록했다. 시총 순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에 이어 3위다.
엔비디아 (NASDAQ:NVDA) 열풍에 반도체 매수세 집중… 외국인 투자자 18조 순매수
엔비디아아 함께 AI 열풍을 타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미국 PC·서버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이하 델)는 이날 하루 전장보다 31.62% 오른 124.59달러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31.06달러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일본 증시에는 어드밴테스트, 도쿄일렉트론 등 반도체 관련주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일본 반도체 장비협회는 올해 반도체 장비 판매액이 총 4조348억엔(약 36조34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일본 반도체 대표 기업 도쿄일렉트론은 올 들어 44.4% 상승했다.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수도 이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월 일본 주식을 2조693억엔(18조4312억원) 순매수했는데 월간 기준1982년 이후 7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2월 22일, 34년 2개월 전 기록한 종전 최고 종가인 3만8915를 깨고 3만9098으로 마감했다. 이후에도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폭은 크지 않았지만 오름세를 이어왔다. 아베 겐지 다이와증권 수석전략가는 "4만을 돌파할 때 간헐적으로 차익실현 매도가 있겠지만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자이신문은 주간경제지 닛케이베리타스가 투자 전문가 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올해 닛케이지수는 4만2000선 이상의 고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쓰이스미토모 DS자산운용의 상품 전문가인 하트 알렉산더는 "오는 10∼12월 4만8600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 증권의 주식 전략가인 사카가미 료타는 "올해 기업들의 재무 결과를 토대로 해외에서 자금이 추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을 이후 닛케이지수는 4만50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선 일본 주식을 사는 일학개미들의 과감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을 8834만3000달러(약 1178억원)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79만달러(237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일본 주식 보관금액도 지난 27일 기준 39억 1240만달러(약 5조2000억원)으로 1위인 미국(95조원)과는 큰 차이가 있지만 국가 기준 2위를 차지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닛케이225지수가 4만선을 돌파한 원동력은 반도체 소재장비 업종"이라며 "일본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주식시장이 올랐다고 하지만, 결국 AI가 이끌어내는 반도체 투자와 장비 수요 확대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