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임상시험 정보 제공 웹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스에 따르면 이번 임상 1상은 한국을 포함한 4개 국가에서 비소세포폐암 시험대상자 135명을 모집해 SB27과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동학, 유효성, 안전성 등을 비교한다.
미국 제약사 MSD가 개발한 키트루다는 2023년 기준 전 세계에서 약 33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린 면역항암제다. 30개 이상의 암종에서 1600여개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초대형 약물이다. 국내에서만 비소세포폐암, 삼중음성 유방암, 두경부암 등을 비롯해 16개 암종에서 26개의 최다 적응증을 보유했다.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오리지널 제품과 유사하며 제품의 안전성과 순도, 효력 등 오리지널 의약품과 임상적으로 차이가 없는 생물학적 제품을 가리킨다. 이로 인해 임상 2상을 제외하고 임상 1상과 임상 3상만을 진행하더라도 전 세계 규제기관으로부터 품목승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키트루다는 보유 적응증이 많고 첫 면역항암제 바이오시밀러인 만큼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규제기관마다 바이오시밀러에 오리지널과 같은 적응증을 허가하기 위해 해당 적응증으로 진행한 임상자료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어서다.
업계에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SB27 임상 1상에서 키트루다의 첫 적응증인 흑색종이 아닌 비소세포폐암을 개발 적응증으로 꼽은 배경엔 환자 모집 용이성 등의 난이도가 낮다는 이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추가 적응증 확보를 위해 적응증 외삽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적응증 외삽은 한정된 임상 자료에서 추가 적응증을 확보하기 위해 규제당국과 협의하는 절차를 가리킨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구체적 사항은 회사 전략으로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일선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는 "그동안 축적해 온 글로벌 임상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임상시험 적기 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으며 환자에게 하루 빨리 보다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