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은 차기 포스코 회장 인선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지난 5일 시민단체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후추위 구성원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국민연금에 성명서와 의견서를 전달했다.
후추위를 구성하고 있는 사외이사들은 해외 호화 출장 의혹으로 경찰에 전원 입건된 상태다. 장 전 사장도 같은 사건으로 수사 선상에 올랐다. 장 전 사장은 2019년 8월 사외이사들과 베이징 이사회에 참석해 고가의 식사와 골프 등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은 7~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김태현 이사장은 즉각 스튜어드십 코드(주주권 행사) 등 관련 조치를 발동해야 한다"며 "국민연금공단은 상법에 따라 법원에 이사해임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실의 지휘를 받아 포스코홀딩스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완비된 만큼 즉각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대위는 장 전 사장이 포스코 노조가 주장한 '외풍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임기 중 당시 정권을 의식해 5000억원 규모의 시설 기증에 나섰다는 이유에서다. 장 전 사장은 2018년 포스코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서울숲에 과학관을 기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범대위는 장 전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연구원 출신인 그가 실무에서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봤다. 장 전 회장 재임 기간 포스코가 광양 합성천연가스(SNG) 사업으로 8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강릉 마그네슘 제련공장 환경 사고를 축소·은폐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포스코는 장 전 사장이 철강과 신사업 분야를 거친 전문가라는 입장이다. 2018년 당시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했던 포스코의 철강부문장으로서 신사업과 마케팅 및 해외 철강 네트워크 구축 등 그룹 사업 전반을 경험했고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신사업 부문에서는 구조조정을 추진해 리튬을 포함한 양·음극재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2차전지 소재·원료 중심의 그룹 신사업 기반을 다졌다는 평이다.
국민연금이 최고경영자(CEO) 선임에 제동을 걸지 않겠다고 나서면서 장 전 사장이 차기 포스코그룹 회장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3월21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장 전 사장의 회장 취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범대위는 국민연금의 발표에 난색을 표했다. 임성남 범대위 홍보단장은 "입건된 후추위 위원들은 모두 자격이 상실됐기 때문에 후추위에서 논의하고 결정하는 사안은 받아드릴 수 없다"며 "장 전 후보의 회장 선임 역시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은 최대주주로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