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실적이 망가진 대기업 계열사가 합병하면 신용등급이 오른다?
최근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롯데로지스틱스-롯데글로벌로지스', '한화첨단소재-한화큐셀코리아' 등이 합병 발표 후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들 기업들의 실적 하향에도 불구 △계열내 위상 강화 △사업역량 강화 등을 이유를 들어 신용등급을 조정했다. 하지만 채권업계에선 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있다.
◆ 현대트랜시스, 합병 통해 車부품사 중 홀로 신용등급 '상향'
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은 현대차그룹의 자동차부품 계열사로 그룹 매출비중이 90%에 이른다. 현대차그룹 실적에 그대로 연동돼 지난 몇 년간 부진을 거듭했다.
현대다이모스 영업이익은 2016년 1988억원, 2017년 1210억원, 작년 상반기 659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같은 기간 현대파워텍의 영업이익은 2999억원→1386억원→6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두 기업의 채권발행액은 현대다이모스 4600억원, 현대파워텍 1200억원.
지난해 10월 19일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을 선언 직후 나이스신용평가과 한국기업평가는 현대다이모스에 대해 각각 'A+/상향검토', 'A+/긍정적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이후 지난 1일 합병법인 '현대트랜시스'가 출범하자 나신평은 'AA-/안정적'로 등급상향을 발표했다. 한기평도 지난 8일 'AA-/안정적'으로 올리며 등급상향에 동참했다.
현대차[사진=로이터 뉴스핌] |
또 다른 관계자는 "모기업인 현대차 등급전망 하향에 현대위아, 화신 등 동종업계 신용등급이 줄줄이 다 떨어졌다"서 "현대차그룹 매출 비중이 90%에 달하는 현대트랜시스(구 현대다이모스)만 올라가니 이해가 안 된다. 자동차 부품사 대부분이 현대차 부진에 동반 부진을 겪고 있고, 신용등급이 떨어지는데 납득할만한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며 반문했다.
최중기 나신평 기업평가본부 기업평가1실장은 "현대트랜시스는 실적을 떠나서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다"면서 "합병을 통해 계열내 위상 자체가 예전과 달라졌다. 현대위아가 예전에는 규모나 중요성 측면에서 독보적이었으나 이제는 현대트랜시스와 더불어 양강체재로 재편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제 트랜시스는 현대차그룹에서 굉장히 중요한 회사로, 사업적인 물량확보 측면에서 이전과는 달라질 것"이라면서 "합병법인 출범 시점에 이에 상응하는 신용도를 부여할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조직이 중복되고 유통망, 설비 등 상당한 중복 발생한다"면서 "합병 후 중복 제거를 통해 효율화가 제고된다. 단순히 신용도 올리자고 합병을 결정하는 회사는 없다"고 주장했다.
◆ 롯데글로벌로지스는 3년째 적자, 한화첨단소재는 수익성 훼손
롯데로지스틱스-롯데글로벌로지스, 한화첨담소재-한화큐셀코리아 합병에서도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11월27일 롯데로지스틱스와 합병을 공시했고, 바로 다음날 한기평은 수시평가를 통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신용등급을 'A-/긍정적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나신평 역시 같은달 29일 'A-/등급상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016년 36억원, 2017년 174억원 각각 영업 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 155억원의 영업 손실이 누적되던 상황이었다.
한화첨단소재-한화큐셀코리아 역시 지난해 9월11일 흡수합병 결정이 난 뒤, 3일 뒤 나신평은 한화첨단소재 신용등급을 'BBB+/상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렸다. 이 후 합병법인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출범 당일인 지난해 11월1일 'A-/안정적'으로 상향했다.
한화첨단소재의 영업이익은 2016년 482억원(영업이익률 4.5%) 2017년 374억원(영업이익률 2.8%) 지난해 상반기 66억원(영업이익률 1.0%)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화큐셀코리아는 2016년 1007억원(영업이익률 13.2%) 2017년 611억원(영업이익률 5.3%) 실적이 곤두박질 치는 상황이었다. 같은기간 총차입금은 5633억원에서 1조130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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