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8일 오후 2시15분
토종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스킨푸드(로고) 인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지금이 알짜 기업을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에 기업과 사모펀드(PEF)들이 속속 인수전에 뛰어들면서다. 채권 변제율 100% 이상의 ‘고액 베팅’도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견 반도체 원료·장비 업체인 원익그룹, 유명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을 보유한 엘엔피(L&P) 코스메틱,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전문업체 포티스 등이 스킨푸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또 큐캐피탈파트너스,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 나우IB캐피탈 등 재무적 투자자(FI)들도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실사에 참여하고 있는 원매자가 1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이달 내에 스킨푸드 매각 본입찰을 할 전망이다.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회생 기업 인수전에 이렇게 많은 원매자가 경합하는 건 이례적이다. 대부분 회생절차 신청을 피하기 위해 이미 핵심 자산을 매각했거나 업황이 꺾여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스킨푸드의 경우 생산기지, 유통망, 브랜드 가치 등 핵심 유무형 자산이 건재하다”며 “변제해야 할 채권액을 다 합쳐도 약 445억원 수준이어서 싼값에 좋은 회사를 살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원익IPS, 원익QnC, 원익머트리얼즈 등 다수의 상장사를 거느린 원익그룹은 화장품산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스킨푸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원익그룹은 2009년 화장품 제조사 씨엠에스랩을 설립했지만 아직 큰 성과를 내진 못했다.
글로벌 시장에 메디힐 마스크팩을 14억 장 이상 판매하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K뷰티 업체로 떠오른 엘엔피코스메틱은 지난해 말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마녀공장’을 인수한 데 이어 추가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스킨푸드가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브랜드 포트폴리오도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홈쇼핑업체를 인수한 포티스도 사업 확대와 시너지 효과를 위해 스킨푸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밖에 한국성장금융의 기업구조혁신펀드 운용사인 큐캐피탈과 우리PE 등도 인수전에 참여했다.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일부 원매자들은 스킨푸드가 갚아야 할 채권액 445억원을 뛰어넘는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회생전문 변호사는 “법정관리 회사 매각은 절차의 공정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높은 변제율을 제시한 기업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일단 높은 금액을 써내 인수에 성공한 뒤 유상감자, 배당 등을 통해 인수금을 회수하는 전략도 가능하기 때문에 자칫 회생절차의 목적이 훼손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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