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중국/일본] 부동산 가격이 비싼 홍콩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중국 본토에 거주하며 홍콩으로 통근만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9세의 엠마 렝은 6년간 홍콩에서 살다가 지난해 5월 중국 선전으로 이사했다. 덕분에 홍콩의 비싸고 비좁은 집 대신 밝고 침실 2개를 갖춘 아파트에 살 수 있게 됐다. 렝은 오전 7시 50분에 일어나 9시 반까지 홍콩에 있는 의료기업으로 출근한다. 두 도시를 잇는 전철망이 확충되어 한시간 정도면 출근할 수 있다.
중국의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앱인 샤오홍슈에는 작년 중반부터 ‘선전-홍콩-직장 여행’이라는 의미의 해시태그 ‘#선강통친’이 포함된 게시물이 급증했다. 렝은 이 앱에 자신의 경험에 대해 쓰고 있는데 “주변에 금융업계 종사자나 학생, 자녀를 위해 더 나은 공간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다른 지역에서 홍콩으로 통근하는 삶에 대해 묻는다”고 밝혔다.
통근형 라이프스타일이 인기를 얻는 현상에는 교통수단의 개선과 원격 근무의 확산 등의 요인이 작용했다. 과거에는 버스, 지하철, 배 등을 여러 번 갈아타고 90분이나 걸려 홍콩으로 가야 했지만, 이제는 지정 좌석에 연착도 거의 없고 에어컨까지 완비된 초고속 열차가 다녀 30분이면 홍콩까지 간다.
국제 금융사들이 즐비한 홍콩 서부 구룡역과 선전의 금융 중심지인 푸텐을 잇는 고속철도가 2018년 개통됐다. 또 로우역에서 홍콩 중심부와 선전을 연결하는 확장된 동부 철도 노선을 이용할 수도 있다.
최근 홍콩은 인재 유치를 위해 중국 본토인에게 비자 발급을 확대했고,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오며 임대료가 급격히 올랐다. 이로 인해 본토에서 통근하는 사람이 더 늘었다. 렝은 선전의 침실 2개짜리 아파트에 836달러를 내는데, 홍콩에서 살던 아파트는 그 절반도 안되는 크기였지만 월세가 700달러나 더 비쌌다. 선전 임대료는 홍콩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본토에 살며 홍콩으로 통근하는 사람들도 홍콩의 낮은 소득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본토 최고 세율은 45%인 것에 비해 홍콩은 15%에 그친다. 중국 국세청은 개인이 한 해 180일 이상 홍콩에서 보내는 경우 홍콩 거주자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다만 선전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은 홍콩 영주권 취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모호하다는 점이다. 영주권 취득 자격에는 “홍콩에서 7년 이상 지속적으로 거주한”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홍콩 이민국은 블룸버그에 홍콩 거주자로 간주되는지 여부는 얼마나 자주 거주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홍콩을 떠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