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팬데믹 이후 원격 근무 도입이 늘어난 미국에서 사무실 공간에 대한 수요가 줄고 부동산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 일련의 현상이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지역 쇼핑몰이 몰락한 과정과 흡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CNN비즈니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금융조사국은 요즘 오피스 빌딩이 처한 상황은 과거 쇼핑몰의 폐점과 유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당시 소매업체들이 매장 운영을 축소하면서 많은 쇼핑몰이 문을 닫았는데, 일부 ‘좀비’ 쇼핑몰들은 수년간 버려져 있다가 다른 용도로 재개발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재무부의 보고서는 “지역 쇼핑몰을 재개발 하기 위해 더 작은 면적의 소매 공간, 복합적 용도, 창고 및 유통 공간이 필요하다”며 “이런 쇼핑몰은 크리켓 경기장이나 경찰 지구대, 실내 농장 등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오피스 빌딩도 이처럼 다른 용도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대출 거래 책임자인 존 투히그는 “사람들이 계속 원격으로 일하게 되면서 사무실 공간 수요가 얼마나 줄어들지가 중요하다”며 “현재 어려움을 겪는 오피스 빌딩은 주요 도시의 도심에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워싱턴DC 등과 같은 대도시의 빈 오피스 빌딩이 가치 하락으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어 결국 용도가 바뀔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미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원격 근무로 인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오피스 빌딩 가치는 8천억 달러가 사라질 위험이 있다고 한다.
투히그는 “상업용 건물의 용도 변경에는 비용이 드는데, 장기적으로 그럴 가치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상업용 건물을 주택으로 전환하기 전에 해당 지역 주택 수요가 충분한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 오피스 빌딩 시장 전망도 어둡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CBRE는 최근 발표한 추정치에서 내년 미국 오피스 공실률이 2019년 말의 12.1%에서 19.8%로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무실 공간 수요가 줄면서 건설 활동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CBRE는 보고서에서 오피스 빌딩 건설이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올해 말 사용 가능한 A급 오피스 공간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