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아파트단지.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서울]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17일 아파트 실거래가 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4788건으로 집계됐다. 불과 열흘 만에 7만1112건에서 5.1% 증가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28일 6만9167건을 기록했는데 보름 만에 5000건 늘어난 셈이다.
최근 열흘 사이 서울 25개구 전역에서 아파트 매물이 늘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용산, 도봉, 중랑, 서대문, 은평 순이다. 매물 절대량은 강남, 송파, 서초, 노원, 강동 등 순으로 많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2~3월 월 2000건대에서 4월 3000건대로 올라섰다. 거래가 활성화되자 매물도 증가, 1월 말 5만 건대에서 4월 들어 6만 건대로 서서히 늘었다.
그런데 매물이 다시 8월을 거쳐 7만 건대로 늘어나는 동안 거래량은 6월 3845건에서 7월 3595건으로 소폭이지만 오히려 꺾였다. 이달 말까지 집계하는 8월 거래량은 15일 기준 3421건으로, 말일이면 6월 수치를 회복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도 평균 거래량(월 5000~6000건)엔 못 미치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 모두 최근 열흘 새 아파트 매물량이 급증했다. 경기도의 매물은 열흘 전 12만5140건에서 13만1463건으로 5.0% 늘었고, 인천도 2만9649건에서 3만1149건으로 5.0% 증가했다. 제주도의 매물 증가율이 11.6%로 가장 높았고, 광주 9.9%, 전북 8.6% 순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매물 증가의 배경으로 "지난해 전격적인 금리인상으로 꽉 막혔던 거래가 올해 대출규제 완화로 풀리면서 활성화된 측면도 있다"고 봤다.
다만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 중단 및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 등 대출을 일부 옥죄기로 한 만큼 하반기엔 거래량이 줄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5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변수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수석위원은 "상반기 거래가 늘며 호가는 높아졌는데 수요자들은 높아진 가격으로는 거래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DSR이 강화되는 방향성을 발표했으니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매도자도 주택가격이 급락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해 가격을 쉽게 내리진 않을 것이라 2분기보단 거래량이 줄고 매물은 더 늘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