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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타임스=서울] 서울지역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매물은 계속 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집값 반등세에도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기보다 매매를 선택하면서 향후 집값 변동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5일 아파트 실거래가 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111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8일만 해도 6만8167건이었는데, 일주일 만에 약 3000건 늘었다.
중복 등록은 제외한 수치로, 서울 아파트 매물 수가 7만채를 넘어선 건 2020년 9월 집계 이래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일별 매물현황은 한 달새 6만7444건에서 5.4% 증가했다. 절대적인 매물 건수 기준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증가율로는 광주(6.8%, 1만4986→1만6016건), 경남(6.2%, 2만6343건→2만7990건)에 이어 세 번째다.
지역별로는 송파구의 같은 기간 증가율이 16.1%로, 가장 가파른 매물 증가세를 보였다. 구 전체 매물 5580건 중 입주 5년차 9510가구 대단지 헬리오시티에서만 1000건에 육박하는 매물이 등록됐고, 고가 재건축과 신축 단지가 많은 잠실동과 신천동에서 각 1288건, 473건의 매물이 나와 있다.
이어 △도봉 10.2% △동작 9.7% △노원 9.7% △광진 9.5% △강북 9.1% 순으로 10%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절대적인 매물 건수로 보면 순위가 달라진다. 매물 건수 1위는 강남구로, 한 달 전 6576건에서 6273건으로 4.7% 감소했다. 서울에서 한 달 새 매물량이 줄어든 곳은 강남과 중구(-0.8%, 902→895건) 2개구뿐인데, 강남에는 여전히 서울에서 가장 많은 '팔고 싶은 집'이 쌓여있는 셈이다.
차순위도 송파구와 서초구(5240건) 순으로, 서울 전체 매물의 24%가 강남 3구에 몰려있다. 노원구의 매물량도 한 달 전 4648건에서 5100건으로 늘어 강남 3구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5000건대를 기록했다.
이어 △강동 3768건 △강서 3702건 △영등포 3248건 △구로 3026건 △성북 3002건 △양천 2938건 △마포 2845건 △은평 2753건 △동작 2741건 순으로 3000건 안팎의 매물량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매물 증가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물량이 30% 이상 늘었지만 실거래가는 10%나 올랐다"며 "매물증가가 곧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도식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물 증가세에도 한국은행이 지난달 22일 공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8월 소비자동향지수(CSI)는 한 달 전보다 5포인트(p) 오른 107을 기록했다. 0~200 사이 숫자로 표현하는 CSI가 100을 넘으면 상승론이 하락론보다 우세하다는 의미다.
다만 박 위원은 "하반기 실거래가 반등세는 상반기보다 약할 것"이라며 "이미 급매물이 팔린 데다 대출금리 인상, 역전세난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상승 에너지를 많이 분출해 늦가을 이후 하락세로 재차 진입할 수 있다"면서도 "신규분양가 고공행진에 따른 공급 인플레이션과 불안심리가 상존해 급락보단 소폭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