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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타임스=서울] 최근 서울 아파트 주요 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치솟으며 분양시장에 '훈풍'이 부는가 싶었지만 전반적인 수치상으론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수준의 미분양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아파트 실거래가정보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미분양 수는 1월 996채에서 2월 2099채로 급등한 뒤 3월 1084건, 4월 1058건, 5월 1144건, 6월 1181건으로 넉 달간 줄곧 1000건대를 유지 중이다.
서울 아파트 미분양 수가 월 1000건대를 넘어선 건 부동산 시장이 저점이던 2015년 3월 1064건 이후 8년 만이다.
최근 20년간 서울 아파트 미분양 수는 초반 세 자릿수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7년 10~11월 1000건대로 잠시 올라섰다가 주춤하더니, 2008년 5월부터 2015년 3월까지 무려 8년간 네 자릿수였다. 특히 2012년 7월부터 2013년 12월까지는 월 3000~4000건대를 넘나들며 심각한 불황을 겪었다.
이후 안정되던 미분양 수는 집값 급등기 초입이던 2017년 6월부터 두 자릿수로 떨어진 뒤 등락을 반복, 미국의 금리 연속 인상 시작 직전인 작년 2월까지 50건대 안팎에 머물렀다.
이후 거래량 급감과 함께 월별 미분양 수가 급증했는데,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회복됐던 올해 상반기에도 줄곧 네 자릿수로 치솟아 있던 셈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보면 올해 서울 첫 분양이었던 영등포구 양평 자이 디그니티를 시작으로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가 역대 최고 경쟁률과 당첨 가점 기록을 경신하는 사이, 무순위 청약 물량도 계속 나오고 있다.
강북구에 조성하는 포레나 미아는 이달 말 임의공급 4차 및 무순위 8차 청약을 진행하고, 강서구 화곡 더리브 스카이 주상복합은 지난 14일 임의공급 3차 청약에 이어 이달 말 4차 공급에 들어간다. 금천구에 지어진 신독산 솔리힐 뉴포레도 임의공급 1차 무순위 청약 예정인데, 네이버 (KS:035420) 부동산에는 이미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의 매물이 올라와 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이날 '호갱노노' 집계 기준 서울 전체 484가구로, △강서 236가구 △강동 106가구 △강북 103가구 △금천 34가구 △광진 3 △중구 2가구가 남아 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 소비자들은 내집마련 목적도 있지만 통상 '분양가와 시장가격과의 차이', '분양 이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두 가지 때문에 청약을 하는 것"이라며 "미분양되는 단지는 분양가격이 (실제 가치 대비) 높거나 입지여건이 안 좋아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가 없기 때문에 미분양으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제 원리상 팔리지 않는 상품은 수요가 생기는 선까지 가격을 내려야 하지만 신축 아파트는 그마저도 쉽지 않다. 서 교수는 "분양 시행사도 타인 자금인 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일으켜서 사업을 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할인분양할 수 없고 PF를 내준 금융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도 안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