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한국일반]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노후계획도시 이슈와 극복 방안'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4.7.2 뉴스1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공사비가 평당 1000만 원에 육박하면서 최소 5억 원이 넘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갈등의 원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합원의 인식 개선과 정부의 정책 지원이 뒷받침돼야 정비사업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다고 제언한다.
이윤홍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는 2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노후계획도시 이슈와 극복 방안’ 세미나에서 "(정비사업 진행 시) 조합원들도 분담금을 충분히 내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며 정비 사업을 둘러싼 인식·규제 전환을 요구했다.
이 교수 "원자재 가격 상승, 층간소음 사후확인제, 레미콘 토요 휴무제 시행, 주 52시간제 시행, 기후변화 등의 환경 변화와 규제로 인해 공사비가 올라갔다”며 “대형 건설사 입장에서는 평당 공사비 1000만 원 시대가 올 거라고 예상하고, 현재 수준의 금리와 시세를 고려하면 기본적으로 분담금이 평균 5억 원을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비 사업하면 ‘노다지 캔다'는 인식을 버리고 ‘내 돈 내고 신규 아파트에 들어간다’는 인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기두 삼성물산 강남 정비사업소 프로는 인건비와 직결되는 규제의 탄력적 운영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프로는 "공사비가 평당 1300만 원인 사업장까지 나올 정도로 치솟고, 분담금이 올라가며 조합원들과 갈등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자잿값은 어느 정도 안정화되는 시기에 도래하고 있는데 인건비는 공사비 도급액의 60%를 차지할 정도다. 주 52시간의 탄력적 운영이나 중대재해법 완화, 건설 인력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공사비가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정비 사업 위기 극복에 관한 정부와 지자체, 업계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채용수 포스코 (KS:005490) E&C 도시정비영업실 부장은 "사업성이 낮아 PF 대출이 안 되는 사업장이 많고,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한 시공사가 많다"며 "최대한 빨리 착공해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게 우선 과제로, 지체되면 이자 대여금 지출 등으로 더 악화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김기대 국토교통부 도시정비기획과 과장은 "1기 신도시를 모범 사례로 만들고 선순환구조를 형성해 전국적 미래도시 전환을 중앙정부, 지자체, 주민, 시공사가 다 같이 고민하고 손잡고 나아가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유식 서울시 주택실 주거정비과 과장도 “서울시에서 170명의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를 두고 있으니 조합 측에서 요청하면 파견해서 갈등 중재와 해소를 돕겠다”며 “앞으로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표준계약서를 활용해 계약하도록 함으로써 갈등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한국건설관리학회는 추후 학회 차원에서 국토부와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들과 계속 협의하고 현실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