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중국/일본 ] 중국 지도부는 주택 재고를 줄이는 것이 전례 없는 부동산 침체를 끝내기 위해 중요하다고 여기지만, 미분양 주택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국에는 미분양 아파트가 6천만채에 달하는데 정부 지원 없이 이를 모두 판매하려면 4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과잉으로 부동산 가격이 10년 만에 가장 빠르게 하락하면서 집을 살 이유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황은 수도 베이징에서 가장 심각하다.
최근 중국 중앙은행은 지방 정부가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도록 3천억 위안(57조1590억원) 규모의 대책을 발표했다. 구매자들을 위해 최소 계약금과 모기지 이자율을 낮출 것을 촉구한 내용인데, 이런 조치가 위기를 종식시킬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중국부동산정보공사(CRIC)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이 비교적 회복세를 나타내는 중국의 1선 도시 4곳에서도 4월 기준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이 판매되기까지 약 27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3대 도시인 상하이, 선전, 광저우는 주택 구매자를 위해 계약금을 낮추고 더 저렴하게 주택 대출을 받을 여지를 만들었다. 베이징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그러나 규제 완화가 당장 주택 판매를 되살린다는 보장은 없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e하우스 중국연구개발연구소의 얀 유에진 이사는 대도시 지역 주택 소유자들도 부동산이 부의 저장고라는 믿음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구매자들의 대도시에 대한 믿음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하위 도시일수록 미분양 주택 재고가 많지만, 진짜 문제는 대도시에 있다”고 말했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개발업체가 완공한 후 미분양된 주택은 4월 기준 전국에 3억9천100만 제곱미터 규모로 2017년 이후 최고치다. 거의 완공되어 분양 승인을 받은 부동산까지 포함하면 재고량은 약 18억 제곱미터에 달한다고 JP모건체이스는 추산한다. S&P에 다르면 대부분 초과 물량은 하위권 도시에 있다.
중국 정부는 5월 17일 발표한 지원 패키지를 통해 정부 지원 기업이 개발업체로부터 주택 재고를 매입하도록 5천억 위안의 신용을 제공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JP모건 애널리스트 칼 챈은 정부 지원을 통해 재고를 인수해 적정 수준으로 줄이려면 5조 위안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게다가 개발업체들은 대출을 받기 위해 보유 부동산의 저당잡힌 상태라 자산 매각이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부동산 매입 계획이 실현되어도 개발업체가 현금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KWG그룹홀딩스는 보유 부동산의 92%를 담보로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