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미국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는 가운데 집값과 모기지 금리의 상승이 경제에 대한 비관론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BBC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타주 주민인 32세의 보험 손해사정사인 네이선 월킨스는 여동생과 어머니와 함께 산다. 그와 여동생은 어느 때보다 많은 돈을 벌고 있지만 한달에 2500달러 임대료를 내고 나면 남는 것이 많지 않다. 그는 “마치 이길 수 없는 게임을 하는 것 같다”며 “우리에게 가격이 매겨진다는 사실에 토하고 싶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주택 중간 판매가는 2019년 이후 30% 가까이 올라 올해 봄에는 42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는 시기지만 이런 상승세는 가장 극적인 수준이다. 2020년 3%였던 30년 고정금리 모기지는 현재 7%에 달한다. 오늘날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주택을 부담 없이 구입하려면 10만 달러 이상의 연소득을 벌어야 한다. 미국 가구 연소득의 중앙값은 7만5천달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세입자 중 40.1%만이 언젠가 내 집을 소유할 것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2014년 은행이 세입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한 이래 가장 적은 비율이다. 하버드 공동주택연구센터에 따르면 현재 전체 가구의 약 3분의 1이 소득의 3분의 1 이상을 주거비에 지출하고 있는데,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모기지 금리가 낮은 시기에 집을 사서 집값이 상승하는 혜택을 누린 주택 소유자들도 앞으로 재산세와 보험료가 상승하고 이사를 갈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여론조사에 나타난다.
최근 ‘해리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0% 이상이 주택 시장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에 2021년 이후 20%나 급등한 생활비 상승에 대한 염려도 더해진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 문제에 잘 대처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주택 시장 문제는 그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다. 주택 문제를 연구하는 미시간대학교 로스경영대학원의 브라이언 코널리 교수는 “인플레이션은 최근 몇 년 동안 바이든에게 정치적 올가미가 되어 왔다”며 “사람들은 주택 비용으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백악관은 주택 구입 비용에 대한 제한 규정과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1만 달러 세금 공제 등 대책을 내놓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바이든이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 노력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 바이든에 투표했던 젊은 층의 지지가 약화되고 있는데, 이 유권자들은 주택을 소유할 가능성이 가장 낮으면서도 주택 가격을 가장 큰 관심사로 여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실현되지 않으면서 1월 이후 모기지 금리는 대부분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둔화되어 금리 인하는 시간문제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미국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주는 임대료가 아파트 공급 증가로 인해 진정되고 있다는 민간 기업 보고서에 주목한다.
부동산 분석업체 질로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오르프 디분가이는 11월 대선쯤에야 주택 가격 문제가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약간의 개선이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 더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어두운 전망도 있다. 주택 구매를 포기한 사람들이 늘면서 임대료가 더 급격히 상승해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수 있다. 모기지 금리가 떨어지지 않으면 건설업체는 주택 건설을 중단하게 되고, 금리가 낮은 시기 주택을 산 사람도 이사를 포기하게 돼 주택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